최근 쌍용 무역금융 사기사건으로 징계면직 당했다 대법원 소송 끝에 명예회복한 우리은행 최모 씨의 한 측근의 말이다.
당시 업무팀장이었던 최씨는 쌍용 사기사건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감독책임자로서 감독소홀 등을 이유로 징계면직을 당해야만 했다.
결국 2년여 기간의 소송을 걸쳐 최종 징계무효 판결은 났지만 그가 입었던 정신적 물질적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당시 쌍용 무역금융 사기사건이 일어나고 이에 대한 비판여론은 거셌다. 이후 관련 은행의 임원부터 직원까지 감독당국의 무더기 징계가 이어졌다.
아마 감독당국이 징계에 인색하다는 점이 조금이라도 느껴졌다면 여론은 ‘솜방망이 처벌’ 운운하며 또다시 시끄러웠을 것이다.
물론 솜방마이 처벌이 되서는 안된다. 그러나 감독당국이나 해당 금융기관의 검사부 등 마저 이런 여론에 휩쓸려서는 더더욱 안된다.
또 직접 사건과 관련된 직원에 대한 처벌은 당연하다. 그리고 이를 감독 지휘할 책임자에 대한 처벌도 마땅하다.
그러나 ‘열 명의 경찰이 작정하고 달려드는 한 명의 도둑 막기 어렵다’는 옛말도 있듯이 징계수위의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
최 씨와 같은 사례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대형 기관을 상대로 개인이 소송을 하는게 어려운 일이란 점을 감안하면 억울한 징계로 은행문을 나서야 했던 사람도 많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게다가 앞으로도 점차 내부통제 시스템은 개선되고 있지만 인수합병, 인력구조조정·실적압박 등으로 금융 환경은 더욱 불안정해짐에 따라 금융사고의 개연성도 높아지고 있다.
감독당국이나 금융기관은 직원 한 사람에 대한 징계를 하더라도 여론에 휩쓸리지 말고 징계여부 및 수위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정된 일터를 만들어주는게 우선일 것이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