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들에겐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선보여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효과를 보고 있는 기업 자금관리시스템(CMS)에 따른 타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MS는 지방은행과 거래하던 지역 중소기업 고객들을 이들 은행으로 유인하는데 한 몫하고 있어 비상이 걸릴 정도다.
이에 따라 부산은행은 서둘러 자금관리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구은행도 현재 검토 중에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자금관리시스템을 도입한 국민·기업은행의 경우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중소기업 고객 중 상당수가 부산 광주 대구 등 지방 대도시 공단지역의 기업들이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직 이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은 대구·부산은행이 고객 이탈 등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부산은행은 서둘러 기업 자금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부산 및 일부 경남지역 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할 계획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이 시스템으로 당장은 거래 기업고객을 유지하고 점차 신규 서비스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구은행도 고객들도 원하고 은행도 향후 영업기반을 확충하는데 필요해 현재 검토 중이지만 시스템을 구축할 마땅한 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은행 한 관계자에 따르면 “IT업체 측에서 먼저 구축했던 대형은행의 눈치를 보며 타 은행과의 계약을 꺼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금관리시스템은 기업의 자금흐름을 관리해 주는 것으로 기업 CEO나 CFO는 자금흐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자금흐름 예측 및 분석도 가능하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이 한창 활용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이 서비스를 실시해 현재 2500개 업체가 이용하고 있으며 이보다 한달 빠른 지난해 9월 도입한 기업은행은 6200개 기업이 이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이 서비스를 받고 있는 기업 중 지방 대도시에 위치한 기업도 많다”며 “대구 부산은행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은행인데 최근 인근 기업고객들이 이 서비스에 대해 문의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A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요즘 들어 기업고객들이 어떤 은행엔 있는데 여긴 지방은행이라서 없느냐며 물어보는 사례가 많아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지방은행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대출 경쟁이 워낙 치열해짐에 따라 대출상품 자체 뿐 아니라 컨설팅이나 자금관리서비스 등 부가적인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줘야 경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이 취급하는 괜찮은 서비스나 상품이 없을 경우 이는 곧 고객 이탈로 이어지기도 한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소규모에 속하는 기업들의 경우 회계관리를 단순히 엑셀파일로 관리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반면 큰 규모의 기업은 세무보고 등 자금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양 쪽 모두 적은 비용으로 편리한 자금관리서비스를 상당히 필요로 하는 실정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으로서도 새로운 수수료수익 창출 뿐 아니라 고객을 개척하는데도 좋고 또 내부 자금에 대한 정보라는 특수성이 있어서 한번 거래를 하면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경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