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 대거 발행했던 금융채의 만기가 돌아 왔지만 추가로 발행하지 않으면서 금융채 잔액이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에 금리상승 기대감 등으로 은행 예금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외화자금 조달도 크게 유리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5년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은행들의 금융채 증감을 보면 3월 현재 1조8463억원이나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3000억원이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올 1월엔 전달보다 1587억원 늘어나는데 그쳤으며 2월엔 오히려 5145억원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 금융채 발행이 많았으나 이들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들이 추가로 금융채를 발행하기보다는 정기예금 등의 고금리 특판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이후 ‘마이너스’ 추세를 보이던 정기예금은 올 3월 6345억원 늘어나 5개월만에 처음으로 늘었다.
그러나 올 3월들어 실세요구불이나 수시입출식예금 등은 크게 줄었다. 실세요구불예금의 경우 3조2042억원 줄었으며 수시입출식예금은 2조3524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정기예금이 소폭 늘었으나 전체 은행 수신은 전달보다 4조3225억원 감소했다. 전달엔 11조6930억원이나 늘었었다.
이는 지난해 말 결산 법인의 법인세 납부(7조9000억원) 등으로 전달 큰 폭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한 것이라고 한은 관계자는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빠져나간 수신의 대부분이 결제성 자금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으며 앞으로는 금리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예전처럼 자금이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은행들이 지난해 말에 이어 올 들어서도 경쟁적으로 고금리 특판예금을 내놓고 있는 데다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로 채권형에서 자금이 빠져 주로 수시입출식예금 등으로 옮겨 갈 것이라는 게 금융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렇다 보니 시중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굳이 금융채를 발행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또 시중은행 한 자금담당 부장은 “국내 은행들의 경우 어차피 금융채 발행의 주목적은 예금을 통한 조달을 보완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예금 쪽이 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은행들의 외화 자금조달도 크게 유리하지 않아 큰 폭으로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외환분석팀 윤보일 팀장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은행들의 외화수요도 그리 크지 않아 올해 외화조달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아직 경기가 회복되지 않아 기업들의 외화대출 수요도 많지 않은데다 은행들의 유동성 사정도 나쁘지 않아 외국에서의 차입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금융기관 수신 추이>
(기간중 증감, 억원)
주 : 1) 2004.6월부터 파생상품펀드 등 간접투자펀드 운용액 포함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