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이 은행의 기업대출은 통합이후 크게 줄었다.
그나마 우량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외화대출엔 저금리로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지난해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기업금융과 소비자금융을 균형적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며 “중소기업을 외면하고선 올바른 금융영업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출범이후 2월말 현재 한국씨티은행의 기업대출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씨티 서울지점과 통합하기 전 한미은행의 기업대출은 12조2059억원에 달했다.
이후 11월 통합 이후 12월말 기업대출은 두 달만에 9조5204억원으로 무려 2조6855억원(22%)이나 줄었다.
올 2월말엔 9조7568억원으로 2000여억원 늘었으나 지난해 같은 때보다 2조4491억원이나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중소기업 대출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부문이 위축됐던 은행권 상황을 감안해도 타 은행들의 감소율보다 크게 높았다.
지난해 2월 대비 올해 말 감소율을 보면 국민 11%, 우리 1%, 하나 2.5%로 나타났으며 신한은행은 오히려 2% 늘었다.
한국씨티은행의 출범을 전후로 각 은행들은 씨티의 프라이빗 뱅킹 뿐 아니라 기업금융에서도 큰 위협을 느낀다며 호들갑을 떤 바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선진 노하우를 활용해 기업고객을 유치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기업금융 담당자들은 “아직까지 기업고객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선진형 상품과 서비스는 감지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씨티의 강점으로 여겨졌던 CMS(Cash Management Ser vice) 또한 아직 국내 기업들에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A시중은행 기업금융 담당자는 “국내 중소기업 CEO나 재무담당자들은 회사 정보가 씨티은행에 의해 외부로 나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어 아직까지 기업고객들이 이 서비스에 대해 호감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씨티은행은 우량한 중소규모의 수출입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외화대출에 대해선 저금리를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시중은행 기업금융 담당자는 “씨티의 경우 신용도가 좋아 조달이 유리하다보니 달러의 경우 타 국내 시중은행보다 0.4∼0.5%포인트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업체들이 달러 결제와 달러 상환이 자주 이뤄지다 보니 이들을 대상으로 저금리 달러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