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은 다음 달부터는 퇴직연금시스템 구축에 착수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16일 5개 SI업체에 퇴직연금 관련 RFP(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 교보생명은 이번 주 안으로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3월까지는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유관기관의 공동개발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시스템 개발로 방향을 잡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은 초기 퇴직연금 시장이 DB(확정급여)형을 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판단에 기인하고 있다. 삼성, 교보생명 등은 이미 DB형 퇴직연금을 제공하고 있고 방법론 등이 충분히 축적됐다고 판단, 독자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기록관리 등 시스템 구현은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유관기관의 시스템과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독자개발을 하는 만큼 타 금융기관과의 인터페이스, 호환성 등을 RFP에서 충분히 고려했다”고 밝혔다.
신규로 퇴직연금 보험에 가입하는 직장도 기존 퇴직연금 보험 상품에 가입한 경험이 있는 고객들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인 이하 사업장 등 신규 시장 확대 효과는 적어 기존 고객들이 가입을 확대하는 형태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현재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생명보험사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제혜택 등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에 따라 변수가 발생할 수 있겠지만 퇴직연금 시장이 초기에는 큰 폭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이들 생명보험사는 그룹사 내에 증권사가 있어 증권사 상품 노하우 등 시너지 효과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공동 개발이 아닌 업무 협약을 맺는 정도로도 타 금융기관의 강점을 공유할 수 있다”며 “시스템 구현 부분에는 은행과의 연계 부분도 포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자회사인 삼성SDS가 구축을 맡을 것으로 전망돼며 삼성SDS와 함께 관련 솔루션에 대한 검토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SI업계는 삼성생명이 별도 RFP 발송 없이 구축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 사실상 RFP 단계는 거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지난주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금융결제원도 17일 RFP를 발송하고 18일 제안 설명회를 가졌다. 금융결제원은 3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경험이 있는 SI 업체를 대상으로 RFP를 제안서 접수를 받을 계획이다.
이밖에 증권예탁원이 11일에 발송한 RFP 마감 시간을 21일로 예정하고 있다. 증권전산은 21일 RFP를 발송할 예정이다.
퇴직연금시스템 구축은 이번 주 제안서 발송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IT 업체도 대략 이번 주 컨소시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