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해말부터 주식시장이 살아나고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도달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은행 고객들이 타 금융권으로 이탈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실세금리가 오르고 있어 일부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요인이 생겼지만 3%대 금리에서 은행들이 고객을 붙잡기는 어렵다고 관계자들은 토로한다.
◇ “이제 영업에 팔 걷어부쳤…”= 은행들의 수신자금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표 참조)
올 1월만해도 총 6조6548억원이 줄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감소액인 1조3968억원보다 무려 5배 가까이 이른다. 연말효과에 따라 1월이면 수신이 줄기 마련이라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감소규모 차가 너무 크다.
지난해 은행의 총예금 증감액을 보면 10월중 6조9344억원, 11월중엔 1조6387억원이 줄었다. 12월엔 4조4421억원이 늘었다.
2월 설연휴 직후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채비를 해 온 은행들로선 수신이 계속 줄고 있는 게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물론 공격적인 영업 및 자금운용 분위기는 아직 나타나지 않아 당장 자금이 모자라는 일이 발생하지는 않더라도 타 금융권으로의 고객이탈은 두고두고 짐이거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3%대 금리에서 고객들을 붙잡기는 여간 쉽지 않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실제 모 대형은행은 지난해 복수고객의 이탈율이 두자릿수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홍익대 전성인 교수는 “그동안 은행 금리가 낮아도 증권시장이 좋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자금을 은행에 묻어 두었었던 측면이 있지만 올해는 증권뿐 아니라 부동산 등도 살아날 조짐을 보여 은행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높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지난 1999년 ‘바이코리아’ 사건을 떠올리는 전문가도 간혹 있다. 당시엔 조단위의 돈이 은행을 빠져나가 증권시장으로 흘러갔었는데 이런 식의 과열로 번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판예금, 금리조정 잇따를 듯=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금리는 금융투자에 대한 수익률을 나타낸다고 볼 때 경제성장률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 3%대 금리에서 5%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거두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전 교수는 은행들이 금리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을 안하는게 아니라면서 콜금리를 올려도 기업대출에 대한 부담은 적겠지만 실제 콜금리를 인상하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이 자구책으로 수신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미 국민·하나은행이 오늘(14일)부터 만기 1년 넘는 상품의 수신금리를 0.1%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농협중앙회는 아예 같은 날부터 1년만기 예금은 기존 3.45%에서 3.6%로 0.15%포인트 인상했다. 6개월짜리는 3.2%에서 3.3%로, 3년짜리는 3.6%에서 3.7%로 올리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특판예금 출시를 코앞에 두고 있다. 빠르면 15일부터 판매할 예정이며 금융권 최고 금리를 앞세운 파상공세가 예상된다. 대략 4%대 금리로 예상되고 있으며 신규고객에게는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이밖에 신한, 조흥은행 등도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일부 금리조정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결과와 타 은행의 동향에 따라 결정할 방침이다.
은행 실세총예금 증감액
(단위 : 억원, 기간중 증감)
(자료 : 한국은행)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