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감원추진이 단순히 신한 조흥은행의 머릿수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어 쉽게 결론 맺기가 어려울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현재 감원규모는 400여명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물밑 대화만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명퇴 규모가 어느 수준으로 결정될지는 미지수다.
400여명설은 다만 후선배치된 직원, 금융사고를 일으킨 직원이나 징계를 받은 직원 등이 포함되고 여기에 자의반 타의반 참여자가 동조해 줄 때를 가정한 ‘단순 셈법’이라는 게 조흥은행 내부의 분석이다.
노조는 이들 직원이 현재 200∼300여명에 이르며 여기에다 일정 규모를 추가 감원하려는 구상을 신한금융지주사 차원에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기준으로 조흥은행의 직원수는 6596명으로 신한은행의 4805명보다 1791명이 많다.
은행 측은 감원의 공식적인 이유로 신한은행과 비교해 1인당 생산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은행 전체적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반면 일부 직원들이 무임승차하고 있는 점을 든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 관계자는 “은행의 명퇴추진이 겉으론 희망퇴직 형태를 띠고 있지만 직원들이 희망을 하도록 강제로 내모는 형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공식적인 협상은 거부하고 있다.
은행측은 지난 1월말 노조에 감원추진을 위한 협상을 제시한 바 있다.
노조측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데다 올해는 실적목표를 더욱 높게 요구하고 있고 공격적인 영업을 추진하려는 상황이므로 경영상의 긴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감원 시도는 결국 오는 9월 합병 추진을 앞두고 조흥은행의 인원이 더 많다는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노조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단순히 머릿수를 맞추기 위해 감원을 하는 것은 절대 용납 못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은행 한 임원은 “현재 논의 중인 사안이어서 아직은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임원은 “1인당 생산성을 맞추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냐”며 “그것보단 희망퇴직을 통해 은행의 자생력을 키우고 조직을 활성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대변했다.
현재 노조는 은행측이 어떤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관심을 갖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노사 양측은 이 문제가 앞으로 합병 과정을 둘러싼 힘겨루기의 기폭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조흥은행은 지난 2000년 예금보험공사와의 MOU 이행을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150명 안팎이 은행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