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 HSBC 등 외국계 은행들이 직장인 신용대출에 대해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상황에서 고객이탈이 빨라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가계부문 신용대출 규모는 35조9782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 중 42.8%의 비중을 차지해 은행들 중 그나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2003년말 40.7%(33조293억원)보다 2.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우리은행의 2003년말 가계 신용대출 비중은 30.57%(8조3173억원)며 지난해 말엔 6.47%포인트 많아진 37.04%(10조8199억원)로 나타났다.
조흥은행은 2003년말 신용대출 규모가 7조497억원으로 비중은 44.6%까지 올라갔으나 지난해 말 규모는 5조7898억원으로, 비중은 36.69%로 7.91%포인트나 낮아졌다.
이는 개인 신용대출의 부실이 커지면서 지난해 신규대출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19.1%(5조2488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말 17.8%(4조5639억원)보다는 1.3%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5개 은행중 신용대출 비중이 가장 낮은 신한은행은 지난해말 18.06%로 거의 대부분이 담보로 대출이 이뤄지고 있었다. 지난 2003년말에는 15.40%를 기록했다.
은행들의 가계부문 신용대출은 기껏해야 30~40%수준이다. 이중 아파트 집단대출의 경우 대출 발생시점에서 신용대출로 분류되지만 향후 아파트가 완공되면 담보대출로 전환되는 사례가 많아 이 부문을 감안하면 순수한 신용대출 비중은 더 줄어들 수 있다.
그동안 국내 은행들이 보수적인 자산운용을 하면서 신용대출을 줄여온 반면 외국계 은행은 꾸준히 신용대출을 늘려왔다. 또 최근엔 한국씨티은행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서 다른 외국계은행들과 직장인 신용대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 시장에서 국내 은행들의 점유율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레 나온다.
금융연구원 김병연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국내 은행들은 개인의 연체율이나 담보, 그리고 현재의 소득 등만 파악해 대출을 해줬다”며 “앞으로 자금용도나 미래 현금흐름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대출을 해주고 한도가 부여되는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일각에서는 개인신용평가를 통해 신용대출이 이뤄져도 부실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신용분석 능력이 개선돼야 신용대출에 있어서 외국계 은행과의 경쟁이 가능하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은행별 가계신용대출 비율
(단위 : 억원)
자료 : 각은행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