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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 행장 희망퇴직 발표문 <전문>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05-01-2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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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오늘 저는 은행장으로 KB 국민은행의 지속적인 생존과 발전을 위한 일대결단을 여러분께 밝히고자 합니다.

돌이켜 보면 통합 국민은행은 지난 3년간 전세계 어느 대형합병은행도 시도한 바 없었던 실험을 치러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통합 국민은행은 합병을 통해 세계 70위권의 대형은행으로 출범하면서도 전 세계적으로도 인력 구조조정을 수반하지 않은 유일한 대형합병은행으로서 그 발전의 귀추를 주목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3년이 지난 오늘의 KB 국민은행의 모습은 당초 기대했던 모습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대표적인 증거로 KB국민은행은 감독당국의 경영실태 평가결과 2002년 9월말 기준으로 2등급에서 04년 3월말 기준 3등급으로 추락하였으며, 특히 자산건전성부문은 4등급에 가까운 3등급, 수익성 부문은 시중은행 중 최하위 수준인 4등급에 머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도는 은행 최하위의 불명예를 2년 연속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KB 국민은행이 직면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가에 대해서 저는 이미 작년 12월 경영전략 워크샾을 통해 여러분께 충분히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KB국민은행이 이제는 어려운 국면을 벗어나 경쟁력을 회복했기 때문에 더 이상 걱정할 것이 없다는 안이한 시각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KB 국민은행이 그 동안 애쓴 결과 부실의 짐을 어느 정도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다른 경쟁은행들과 비교해 본다면 현재의 낮은 생산성과 이완된 조직문화로는 이 치열한“은행들의 전쟁에서 승리를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저는 여러분에게 KB 국민은행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을 다시금 냉정하게 돌아볼 것을 부탁합니다.

은행산업은 지난 3년간 생산성을 현저하게 높인 우량은행과 그렇지 못한 은행들로 양분되어 있으며, 생산성 향상에 실패한 은행들은 이미 독자적인 생존능력을 잃었거나 앞으로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KB 국민은행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 냉정한 시장규율의 예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실로 중대한 착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KB국민은행에 인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이미 제가 은행장으로 취임하기 이전에 시장과 언론에서 거의 공론이나 다름없이 자주 제기되어 왔기 때문에 새삼 놀라운 이야기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공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저는 취임사에서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대형은행간의 합병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인적 구조조정을 지연함으로써 생산성이 낮은 것은 물론 조직의 신진대사가 정체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여러분도 잘 아시는 일입니다.

단적인 예로 KB국민은행은 이미 책임자의 비중이 60%에 가까운 노쇠한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그 결과 조직의 역동성이 떨어지고 조직문화의 정체성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인적 구조조정의 고통을 수반하지 않고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취임 후 지난 두 달 여에 걸쳐 인적 구조조정의 고통없이 KB 국민은행의 생존력을 높일 방안을 백방으로 모색해 보았으며, 경영진과는 물론 KB 국민은행을 아끼는 많은 분들과 상의해 왔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재의 낮은 생산성과 이완된 조직문화로는 KB 국민은행이 살아 남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KB 국민은행은 지금 어떤 고통을 감내해서라도 대변신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은행으로서 장기적인 지속성장기반을 마련할 것인지 또는 변화를 거부하고 이대로 가다가 결국 실패한 합병은행의 사례로 부끄러운 이름을 남길 것인지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저는 수렁에 빠진 KB 국민은행을 명실공히“대한민국 대표은행”으로서 거듭 태어나도록 하는 대전환을 단행하는 것이 지금 이 시점에서 행장으로서 해야 할 가장 중대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난 3년간의 인적 구조조정의 지연으로 인하여 누적된 불안정한 조직 분위기 속에서 여러분들이 힘들게 일하는 것을 방관할 것이 아니라 고통스럽더라도 풀어야 할 문제는 풀어서 여러분들에게 보다 안정된 분위기 하에서 일할 수 있도록 조직을 쇄신하는 것이 조직의 책임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이와 같이 은행의 장기생존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행적(求行的) 차원의 조치로써 전직원을 상대로 한 명예퇴직을 실시하고자 합니다.

특히 이번 명예퇴직은 과거의 상위직만을 대상으로 한정적으로 실시되는 경우와는 달리 은행의 장기생존을 위해 전직원이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된다는 점을 특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같은 전행적인 명예퇴직은 최소한 저의 재임기간에는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점을 여러분에게 분명히 밝혀 두는 바입니다.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헌신해 왔던 KB국민은행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KB 국민은행을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용단을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아울러 이번 명예퇴직자에 대해서는 은행이 가능한 모든 자원과 역량을 동원하여 다른 은행의 사례는 물론 어느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 경우에도 실시해 본 적이 없는 대규모의 주식보상과 일자리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않는 분들께도 은행의 발전을 위해 용단을 내리신 분들의 어려움을 부분적으로라도 함께 하기 위한 고통분담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부탁합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지금이야 말로 우리가 사랑하는 KB국민은행의 장래를 멀리 그리고 넓은 관점에서 바라 보아야 할 때 입니다.

또한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각자가 KB국민은행의 발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 다 함께 진지하게 생각해 주기를 간곡히 당부합니다.



2005년 1월 25일



은행장 강정원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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