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지점은 지난 99년 발탁된 김세진(현 외환영업실 수입금융팀장)씨가 여성지점장으로 처음 나가 4년간 맡았고 이어 장명희 전 지점장이 2년 여 맡았던 곳이다.
이미 김 전 지점장이 발탁될 때부터 파격적이었다. 주로 외환업무를 보던 4급 여직원을 지점장으로 내보냈기 때문이다. 장명희 지점장도 3급 신분으로 점포장직을 수행했다.
김 전 지점장이 닦아 놓은 기반을 잘 살려 지난해 지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잠실지점은 출장소로 출발해 이들 여걸들이 지점장으로 맞아들일 무렵 수신 전문 점포로 위상을 명확히 했다. 강남의 부자고객을 흡인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주효한 셈이다.
김 전 지점장은 19일 “여성들이 훨씬 더 고객 친화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처음엔 갸우뚱 하던 고객들이 산업은행도 이렇게 변할 수 있구나 감탄했다”고 그 때를 회상했다.
잠실지점 한 직원도 “수신지점이어서 그런지 여지점장이 계시는 걸 고객들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속내를 드러내기에 거리낌이 없어 상담시간이 길어지는 게 약간 문제일 수는 있겠다”는 말로 지점 분위기를 표현했다.
특히, 3대를 이은 이들 여걸들은 입 모아 말한다. “(여성지점장이) 고객과 밀착도를 훨씬 높일 수 있기 때문에 VIP 개인고객 뿐 아니라 여지점장들이 일반 기업금융도 더 잘할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하다”고.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