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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IMF체제하의 한국금융산업 좌표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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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5-01-17 17:27

“강요된 개혁이지만 금융산업 변화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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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멘탈 문제 아닌 외환·유동성 관리 실패로 위기 자초

기업 차입경영 탈피·부채구조 재구축 나설때

BIS비율 유지 국제영업 위한 필요 신분증… “ 銀行만 살기 위한 것 아니다”

새정부 제로베이스에서 다져 나갔으면

대기업의 연쇄부도와 이에다른 금융기관의 부실화, 대외신인도 추락, 해외투자가들의 신용공여 축소로 우리경제는 공황상태를 맞게됐고 국제통화기금(IMF)의구제금융에 의해 국가부도라는 최악의 위기를 면하게 됐습니다.

이제 새해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구조조정이라는 험한 파고를 넘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한국금융신문은 이같은 상황에서 ‘IMF체제하의 한국금융산업의 좌표’를 주제로 張喆薰 조흥은행장과 郭秀一서울대교수(경영대학학장)를 모시고 본지 朴正植 발행인의 사회로 현재의 금융위기를 진단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注>

사회 : 경제의 펀드멘탈은 양호한데도 IMF구제금융으로 상징되는 한국경제의 위기, 나아가 한국금융산업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張喆薰 행장 :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우선 한국기업들의 타인자본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입니다.

특히 초단기 부채비중이 커 캐시플로우 측면에서 아무 대책없이 경영을 해 온 것이 위기를 초래한 원인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는 2원화된 금융시스템(Dual financial system)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종금사들은 여신회수기능이 결여된채 회수부담을 은행에 전가하는 형태의 영업을 함으로써 이들의 부실이 전금융권으로 확산되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정보유통이 글로벌화되어 우리 경제상황에 대한 국내 언론의 과잉보도가 세계 금융시장에 그대로 유포돼 투자가들의 불안을 부채질한 것도 원인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郭秀一 교수 :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위기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기업들의 過투자 誤투자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계열사끼리 사오 지그보증르 서 주면서 외부차입에 의존해 사업을 확장해 왔습니다.

여기에 대한 견제는 금융산업쪽에서 담당해야 했는데도 그렇지 못했습니다.

현재의 위기는 베이스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금융 및 외화관리의 실패, 유동성관리의 실패에서 초래된 것입니다.

사회 :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외환시장을 포함, 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원인을 분석하고 이 과정에서 정부나 금융기관이 대응에 미숙한 점은 없었는지도 말씀해 주시지요.

張행장 : 지난 11월 중순들어 해외대주들이 한국상황에 불안을 느기면서 자금줄을 죄기 시작하자 2금융권 기관들을 중심으로 외화차입에 문제가 생겼고,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11월하순에는 마침내 1천원이 깨졌는데 종금사들은 국내시장에서 달러를 조달, 대외부채를 상환하는 상황에서 디폴트를 면하기 위해서는 가격상승제한폭가지 값을 부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편 종금사들은 해외에서 외화를 차입해 부채를 상환하는 것이 어렵게 되자 국내 원달러시장에서 달러를 살수밖에 없었고 이 괴정에서 원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금리불문하고 원화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외환위기가 원화경색으로 이어진 것이지요.

증시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뛰니까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郭교수 : 앞서 우리가 처한 위기의 원인이 금융, 외환부문에서의 유동성관리실패에 있다고 지적했지만 이는 곧 정부의 대응이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금이나 재정관리는 국가의 기본책무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정확한 외채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야말로 원시적 자금관리를 해온 것이지요.

사회 : IMF는 부실금융기관을 우리정부가 출자등의 방식으로 살리려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부실금융기관 처리는 어떻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까.

郭교수 : 부실은행이나 종금사를 폐쇄할 경우 국민경제적 충격은 매우 크겠지만 이번 기회를 금융산업이 변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앞으로 부실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주주, 경영자, 나아가서는 예금자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물어야할 것입니다.

부실은행처리와 관련, 정부가 출자를 통해 살리더라도 외국계 은행에 인수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외국계은행이 국내 대형 시중은행을 지배하게 되면 국내 은행들은 이제 처음으로 선진은행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하게되고 비로서 선진적 경영을 하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張행장 : 지하자금을 제도금융권으로 끌어올린 8.3조치를 통해 탄생한 종금사가 우리나라 기업성장에 터전이 된것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과 같은 사태에 이르기전에 중간단계에서 한번쯤 조정단계를 거쳤더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이제와서 단칼에 종금사들을 정리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들에게 은행이나 증권사 전환같은 명예로운 퇴출의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차제에 금융산업의 이원구조를 정리해야 합니다.

사회 : 현재의 은행주가나 환율을 감안하면 대형 시중은행을 인수하는데도 1억달러정도면 충분하다고 보는데 이렇게 헐값으로 넘긴다면 문제가 있는것 아닙니까.

郭교수 : 경영상태가 정상적인 은행이라면 매각할 때 자산가치외에도 은행업을 영위하는데 따른 프리미엄과 경영권에 대한 프리미엄까지 받아야하겠지만 부실은행이라면 드릅니다. 외국계가 인수하지 않으면 정리되어야할 부실은행을 팔면서 프리미엄을 요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회 :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충족 문제가 은행권의 큰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은행입장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정부가 도와줘야할 일은 없는지요.

張행장 : 지난 연말 다행이 환율이 안정돼 대다수 은행들이 BIS비율 8%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국내 은행들은 상당히 어려움을 겪은 게 사실입니다.

정부가 4조5천억원의 후순위채권을 매입해 준는 등 도움을 줬는데도 간신히 8%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부실여신 증가에 따른 적자확대, 주가급락등이 원인이었고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환율이 급등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은행들이 기업들의 선적서류매입등을 억제하면서 가지 BIS비율을 맞추려 한 것은 단순히 자기들만 살기 우해서는 아닙니다. BIS비율 8% 유지는 은행들의 국제업무를 영위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신분증과 같은 것입니다.

사회 : 국내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합병, 특히 리딩뱅크간 합병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張행장 : 그동안 국내 은행들이 합병을 통한 경쟁력제고의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구체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던것은 무엇보다 금융기관간 우열이 존재하지 않았고 도산의 위험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정리해고 등 고용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으로써 각행들이 내부적으로 검토만 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은행산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고 정부의 제도적 지원장치도 강화되고 있는 만큼 새해에는 좀더 진지하게 합병논의가 구체화되리라고 생각합니다.

郭교수 : 80년대 이후 계속된 소형은행의 인가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대한 은행도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려운데 우리는 그 반대로 나간것이지요. 그러나 이제 IMF의 강요된 개혁에 의해 앞으로 금융기관간 통폐합은 자연스럽게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건실한 대형은행간 합병을 통한 국내 은행산업의 경쟁력 제고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사회 : IMF체제로의 이행을 계기로 국내 은행들의 경영전략, 특히 국제업무전략에 어떤 변화가 필요하겠습니까.

張행장 : 새해에도 BIS 자기자본비율 규제가 계속되는 한 양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마켓세어 위주의 외형성장은 이제 지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모든 금융기관들이 국제업무에 덤벼 들었지만 이제는 안될 것입니다. 외화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과거처럼 남의돈을 빌려 영업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적어도 당분간은 시중은행들의 국제화전략은 국가경제에 도움을 주는 수출산업을 지원하고 보조하는 역할로 한정할 수 밖에없을 것입니다.

郭교수 : 이번 외환위기의 원인 중 하나는 미숙한 지식으로 국제금융업무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이제는 누구나 함부로 국제시장에 뛰어들도록 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사회 : IMF구제금융 이후 심지어 재벌해체론까지 거론되는 등 기업들의 구조조정문제가 금융기관 구조조정 못지않게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구조조정과정에서 은행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郭교수 : 지금처럼 20~30%대의 금리가 계속된다면 재벌해체라는 말이 굳이 필요없을 것입니다.

IMF권고대로 고금리정책이 계속된다면 거의 모든 재벌들이 핵심사업 한두개를 빼고는 나머지 계열사들으 팔고 부동산을 내놓을 것입니다.

문제는 계열사나 부동산업 누가 사느냐 인데, 상당수는 외국기업들에 넘어갈 것입니다.여기에 대해 국수주의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처럼 개방화가 급진전되는 상황에서는 외국자본을 많이 끌어들이는 나락 경쟁력을 갖기 때문입니다.

張행장 : 동부시교수의 표현을 빌리면 한국의 기업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부채구조의 재구축(Debt Restructuring)입니다.

금융기관입장에서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Back to the Basic)’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통적, 교과서적 심사가 필요하며 단순히 돈만 빌려주지 말고 기업에 대해 잔소리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정부도 주력업종과 사양산업을 구분해서 어떤 잣대를 갖고 정리할 것은 해야한다고 봅니다. 과도한 중복투자를 제어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도 필요한 때입니다.

사회 : 이제 내달에는 새정부가 출범하는데 마지막으로 우리 금융사업 발전이라는 전제하에서 바라는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지요.

張행장 : 우선 50년만에 이루어진 여야 정권교체인 만큼 국정전반에 걸쳐 제로베이스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하나하나 다져나갔으면 합니다.

특히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여 정책실무담당자들이 일관성있고 소신있는 행정을 펼치도록 힘을 실어어줬으면 하는 바람도 아울러 갖고 있습니다.

郭교수 : 새정부는 금융산업을 위해 두가지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대외신인도를 올리는데 최선을 다하고 금융산업에 대한규제도 철폐해야 합니다.

IMF가 고금리유지 권고를 통해 한국경제를 구조조정 하듯 이제 우리금융당국도 몇가지 정책변수를 쥐고 금융산업을 관리해야지 인허가나 규제로서 통제하려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사회 :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정리 : 박종면 기자>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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