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목표지급능력 99.9%이상의 신용도를 가진 대형 금융기관을 육성해 경기순응성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근 은행연합회 리스크관리위원회가 각 은행 바젤Ⅱ 담당 부서장 및 임원들과 함께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한국씨티은행 황태식 과장은 ‘개정된 기준하에서의 경기순응성’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외국의 경우 바젤Ⅱ가 지주사 차원에서 적용되는데 반해 국내에선 개별 자회사 혹은 개별 금융기관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지주사의 자기자본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칙적으로 볼 때 개별 자회사의 자기자본 합이 지주사의 자기자본과 동일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자회사의 자기자본 합이 크다.
이는 곧 지주사가 빚으로 끌어 댄 자본이 자회사로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지주사의 자기자본 중 일부는 부채가 자본으로 둔갑함에 따라 자기자본이 적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결국 개별 자회사의 자기자본은 적정해 보이지만 지주사의 자기자본은 적정하지 않으며 이는 금융시스템 전체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것. 궁극적으론 국가신인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와 함께 자기자본 1조원이 12.5배의 자산(자기자본×8%분의 1=12.5조)을 늘릴 수 있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간 공정경쟁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에 따라 황 과장은 “부채로 조달한 자본을 감안해 BIS자기자본비율을 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자회사의 자기자본을 산출할 때 바젤Ⅱ 비적용 자회사의 투자주식을 상계한 후 지주사 자기자본을 자회사 자기자본으로 안분해 산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경기순응성을 완화하는 방안 중 하나로 목표 지급능력이 99.9%이상 되는 대형 금융기관을 육성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지급능력은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커버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며, 99.9%(S&P A-/BBB+)라는 것은 부도율이 0.1%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정도의 지급능력을 갖췄을 때 바젤Ⅱ 기준으로 자기자본비율 8%이상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으며 경기가 나쁠 때도 8%수준을 지킬 수 있게 된다.
반면 이 정도의 지급능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불황기에 자기자본을 지키기가 쉽지 않아 여신을 줄이는 등으로 경기순응성을 악화시킨다는 것.
외국의 선진은행들은 보통 99.95%를 목표로 하며 씨티그룹은 99.97%를 목표로 한다는 것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전체 금융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은행들이 이같은 수준에 도달해야 자기자본의 제약을 덜 받아 경기순응성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