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신바젤협약(바젤Ⅱ)이 도입되면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는 기존 50%에서 35%로 15%포인트 낮아져 그만큼 은행에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경기 위축 등으로 수요가 많지 않은데다 은행별 금리 차별화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여건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한해 주택담보대출 42조30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더 늘것으로 전망했다.
각 은행들은 이들 고객의 대부분이 만기연장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부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우대, 부가서비스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 설정비 면제, 장기분할 상환 등을 통해 타 은행 고객을 적극 유치한다는 방침도 갖고 있다.
우리은행은 서울 반포지구 등 서울지역의 새 주택시장에 진입해 신규고객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존 고객이 다른 은행으로의 이탈을 막기 위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대출을 하면 일정 포인트를 적립해 송금수수료, ATM수수료 등을 면제해주고, 재테크 정보 등을 제공한다. 또 금리에 민감한 고객의 경우 고정금리 상황을 감안해 조정을 하기도 한다고.
조흥은행 고위관계자는 “올해 대거 만기도래하는 고객들에 대해 기존 고객을 지키는 한편 설정비 면제, 장기전환 등을 통해 타 은행 고객을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 고객을 유치할 경우 설정을 다시 하게 되는데 설정비는 1년에 0.6%∼0.7% 정도된다.
이를 면제해줌으로써 고객부담을 줄여 신규고객 유치를 용의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 만기돌아오는 대출의 경우 3년전 LTV(담보인정비율)가 70~80%에 달했기 때문에 이들 고객이 타은행으로 옮겨 신규대출을 할 경우 현재의 LTV 수준인 40-60%를 적용, 고객 입장에서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어 타 은행고객 유치도 쉽지 않다.
한국씨티은행은 일단 기존 고객을 지키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만기 돌아온 고객의 경우 최근 신규고객(5%대초반)보다 금리가 조금 높은 편이어서 만기시점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도 “또 한번 상품에 대해 소개할 기회로 보고 있으며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영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5.1%, 많게는 5.3% 수준이어서 금리 차별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따라 장기 분할상환으로 해주되 초회 금리 혹은 1,2,3년차 금리를 낮게 적용해주고 대신 중도해지수수료를 높게 해 중도해지를 못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강구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매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화,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증가율은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수요가 감소하는데 반해 은행 입장에서는 중소기업, 개인신용대출 등보다는 연체율이 낮고 담보의 유동성으로 회수율도 좋아 은행 입장에서는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게다가 바젤Ⅱ 도입 이후에도 장기여신으로서 안정적인 수익원이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추이
(단위 : 조원)
*자료 : 금감원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