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독립뱅크로서의 1년 기간을 남겨둔 상황에서 굳이 알짜부문만 빼내 특수고객본부로 독립시킨 데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조직개편에서 조흥은행은 특수고객본부를 신설, 특수고객을 위한 전담조직을 만들고 개인영업점과 특수고객 영업점도 별도로 분리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개인고객본부 채홍희 부행장이 맡고있는 법원, 학교, 병원 등의 특수고객만을 떼어내 만들었으며 저원가성예금의 근간을 이룬다.
조흥은행은 100년이 넘는 역사로 타 시중은행보다 이들 고객에 대한 비중이 높으며 이는 저원가성예금 비중을 높이고 결국 순이자마진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조흥은행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만드는 요인이다.
게다가 최근들어선 이들 고객의 주거래고객화뿐 아니라 교차판매(크로스셀링)를 통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타 은행들이 이들 고객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처럼 조흥은행의 알짜 업무를 현재 시점에서 별도로 분리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향후 합병은행에서 흡수하기 가장 적절한 형태로 만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올 9월이면 신한지주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 원뱅크로 가기위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고 조흥은행은 독립뱅크로서 1년여 기간을 남겨둔 상황이다.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년여 기간을 위해 굳이 개인고객본부에서 떼어낼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반면 조흥은행 관계자는 “특수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새로운 특수고객을 유치해 이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신설이유를 들었지만 의구심은 여전하다.
이 은행 노조 윤태수 위원장은 “알짜 부문을 분리해 조흥의 힘을 약화시키고 흡수합병을 하려는게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이런 조짐이 보일 경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신한지주의 인사 반대투쟁과 함께 적극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한지주에서 내려온 김희수 부행장은 앞으로 조흥은행에서 신탁부, 총무부, 안전관리실, 고객만족실 등 경영지원부문 업무를 맡게 된다.
이와 관련해 내외부적으로 일단 노조를 달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런 시각은 향후 최방길 부행장과 함께 기획과 인사부문 등 핵심 영역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설로 이어진다.
한편 조흥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특수고객본부 신설과 함께 신탁본부를 폐지하고 신탁업무 및 운용을 신탁부로 통합했다. 타사 신탁상품 업무는 시너지영업추진부로 일원화했다. IT개발실은 금융개발실과 정보개발실로 분리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