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자주 선정되는 반면에 또 한편에선 부당노동행위 판정과 성차별적인 직군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불명예스런 판결을 받았다.
게다가 최근 금융산업노조 서울지부(옛 서울은행 노조)는 노동청장을 면담하고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해 귀추가 주목된다. 하나은행의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김 행장은 금융권 최초로 특별근로감독을 받을 지도 모른다.
지난 21일 김 행장은 한국경영인협회로부터 ‘2004년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상’을 수상했다. 협회는 김 행장 취임이후 연속적인 흑자배당으로 주주중심의 가치경영을 실현하는 등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 상은 국민경제와 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국민으로부터 높은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업인에게 주는 영예로운 상이다.
김행장은 전에도 모범 기업인으로 다수의 수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고용평등위원회로부터 하나은행의 이원직군제(FN/CL)가 ‘성차별적’이라는 결론이 내려졌고 서울지방노동청은 지난 23일 이에 대한 시정명령서를 하나은행에 전달했다.
하나지부(옛 하나은행 노조)는 그동안 옛 하나은행 직원들에게만 적용되는 이원직군제가 사실상의 여행원제도로서 성차별적이라며 이를 폐지할 것을 은행측에 줄기차게 요구했었다.
그러나 은행측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고평위의 ‘성차별적’ 결정에 이어 노동청으로부터 시정명령서를 받는 결과를 초래했다. 일정 기간 동안 시정하지 않으면 하나은행은 검찰에 기소될 수 있다.
또 은행측의 2003년도 지부 임단협 교섭거부 및 불성실한 태도와 사내 통신망을 이용한 노조 홈페이지 열람을 제한한 것 등 두 건역시 최근에 부당노동행위로 결론이 났다.
이같은 사안들은 모두 임단협 교섭 그리고 서울 하나은행 간에 임금 인사제도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문제로 돌출됐다.
하나은행은 서울은행과 통합한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출신은행별로 다른 임금·인사제도를 적용받고 있다.
다른 은행들이 모두 임단협을 마무리짓고 임금인상률이 확정돼 그 소급분을 지급받은 반면 하나은행 직원들은 새로운 임금인상률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매해 12월초쯤에 나오는 성과급도 현재 임금제도가 통합되지 않아 지급되지 않고 내년 2월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 행장은 지난 3월 임단협 상견례에 모습을 보인 이후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교섭자리에 나선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이태수 노조위원장이 항의하기 위해 은행장실에 두차례 찾아가 면담을 한 정도라고.
그동안 수석부행장과 실무교섭만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노조 관계자는 전했다.
김 행장은 올해 최고의 당기순이익을 올리고 꾸준히 은행을 성장시켜온 데 대해 은행 내외부에서 호평을 받아 왔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조직의 화학적 통합은 물론이고 이 과정에서의 원활한 해결의 자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