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신은 지난해 말 이후 감소세를 보이면서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금융채 발행을 통한 조달이 비용이나 금리 측면에서 예금보다 유리해 이를 통한 자금조달이 늘고 있다.
특히 특판예금을 내놓지 않을 경우 고객들의 금리민감도가 높아 고객 이탈에 따른 수신의 감소세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은행 수신 불안정= 저금리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은행 수신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은행 수신이 빠질 수밖에 없다는 데에는 금융권 관계자들이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말 515조4852억원에 이르렀던 은행 수신고는 올 9월말 513조8954억원으로 줄었으며 이후 10월 506조9610억원, 11월 505조2989억원으로 줄고 있다. 12월15일 현재 이보다 약간 늘은 507조2430억원이지만 지난해 말보다 8조2422억원 줄었다.(표 참조)
이마저도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특판예금에 힘입은 덕이라는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모 은행은 지난달 특판을 통해 1조원 가량 모집했으나 이후 타 은행들의 잇따른 특판예금 출시로 2조원 정도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은행들이 특판을 출시하는 게 우량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한 측면이 강하지만 결국 특판예금으로 현재의 수신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 특판을 하지 않을 경우 고객이탈 뿐 아니라 수신도 썰물같이 빠져나갈 수 있는 게 현 상황이라고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금융채 발행 늘 수밖에= 국민은행 재무기획팀 이상원 팀장은 “저금리로 인해 고객들의 니즈가 바뀜에 따라 은행 수신은 빠질 수밖에 없다”며 “금융채 발행이 늘어나는 것은 이미 확정된 트렌드”라고 말했다.
게다가 금융채를 통한 조달이 비용이나 금리면에서도 훨씬 유리해 이같은 현상은 탄력을 받고 있다. 실제 예금의 경우 금리 3.8%는 돼야 고객들이 찾아오지만 은행채를 발행할 경우 3.4~3.5% 정도면 조달할 수 있다. 비용면에서도 예금의 경우 예보료 0.2%와 지급준비율, 각종 영업점 서비스 비용 등을 감안하면 은행채 발행이 훨씬 유리하다.
올 상반기 시중은행들의 금융채 발행 현황을 보면 일반채, 후순위채 등을 포함해 총 72조1000억원을 발행했다. 이는 지난 2003년 1년동안 발행했던 채권 63조5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우리카드와 외환카드가 은행에 합병됨에 따라 카드채 3조4000억원 가량이 올 상반기에 은행채로 흡수됐다는 금감원 관계자의 설명을 감안해도 68조7000억원을 발행한 셈이다.
하반기에도 하나은행은 총 1조5900억원의 금융채를 발행했고 국민은행이 후순위채 7000억원, 조흥 후순위채 4억달러, 외환 7400억원을 발행했다.
대우증권 구용욱 연구위원은 “원가 높은 고객에 대해선 디마케팅을 하면서 특판을 통해 모집한 우량고객은 향후 수익증권 쪽으로 전환해 수수료 수익을 챙기는 반면에 금융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전략을 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에 따라 내년 1월 4일부터 MMF의 은행채 편입비중이 현 30%에서 5%로 낮아져 수요가 줄어들 수 있는게 변수가 될 수 있다.
<은행별 금융채 발행현황>
(단위 : 조원)
(자료 : 금감원)
<예금은행 실세 총예금>
(단위 : 억원)
(자료 : 한국은행)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