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무리한 목표를 할당해 퇴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몰아부쳤고 은행측은 “공식 방침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17일 외환은행 노조에 따르면 은행측은 지난달 27일 특수영업팀 발령자들에게 이같은 목표치를 전달했다. 일단 급여의 30%에 해당하는 직무급은 삭감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은행측이 비현실적 목표를 부여해 놓고는 목표미달을 빌미로 임금삭감 및 퇴출절차를 밟기 위한 교묘한 전술을 펼치고 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은행 관계자는 “아직 노조와 협의 중에 있는 사안인 것으로 안다”며 “일괄적으로 할당되지 않고 직급별 차이가 있을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같은 목표치 설정과 관련, 외환은행보다 자산규모가 큰 A은행 한 지점장은 “지점 전체가 가계대출을 연간 170억원 하는 것도 벅찬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행원들을 수족처럼 달고 뛰는 지점장에게도 무리한 목표인데 은행이 어떤 지원을 해 줄지는 모르겠지만 대출모집인처럼 뛰는 거라면 도저히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계대출 담당자들은 외환은행 특수영업팀 직원들이 목표치에 근접하려면 금리를 싸게 해주는 대신 집단으로 대출해 주는 방식 정도 외엔 특별한 수단도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B은행 카드사업부 관계자는 “요즘 같아선 1인당 한달에 10장 만들어 오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카드 붐이 한창 일었던 때도 한달에 100장 모집해오면 최상급 실적으로 대접 받았다”고 지적했다. 내수 경기도 좋고 카드사용이 절정일 때도 연간 1200장 모집하면 A급 대우를 받았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와 함께 “은행측은 당초 특수영업팀 신설이 영업부문을 강화할 업무상 필요 때문이라고 설명하더니 특수영업팀 발령 기준조차 제시하지 않고 이런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특수영업팀 발령 조치로 일선 영업점에선 수많은 VIP고객들이 발을 끊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노조는 또 특수영업팀 발령 기준에 의혹을 제기하며 그 근거로 “지난달 26일 특수영업팀 발령이 난 점포장급 50명 가운데는 올해 상반기 실적 우수 점포장으로 선정된 사람도 8명이나 된다”며 “은행 핵심인재를 밖으로 내몬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런 가운데 은행측은 아직 특수영업팀 직원들에게 사무실을 포함한 업무지원을 아직 전혀하고 있지 않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