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릿지캐피탈은 최근 홍콩에서 HSBC와 제일은행 지분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며 연내 양해각서(MOU) 체결을 목표로 가격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뉴브릿지캐피탈은 협상타결시 보유중인 제일은행 지분 48.56%(9999만주)를 HSBC에 전량 매각하는 한편, 2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48.49%ㆍ9985만주)에 함께 매각할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99년 뉴브릿지에 제일은행 경영권을 넘기면서 뉴브리지가 지분을 팔 경우 같은 물량의 정부보유 지분을 동일한 가격에 내놓아야 하는 `드래그 얼롱(Drag Along)`조항을 허용했기 때문에 뉴브릿지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수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같은 가격조건을 수용할 경우 정부는 그동안 제일은행에 투입했던 공적자금 가운데 5조원이상의 손실을 기정사실화하는 처지가 돼, 당시 제일은행 매각을 허가했던 이헌재 현 경제부총리가 적잖은 곤경에 처할 전망이다.
HSBC는 IMF사태후 한국진출을 강력 희망해 서울은행 인수전 등에 적극 뛰어들었으나, 국내은행들이 IMF사태로 체질이 허약해진 마당에 HSBC의 국내은행 인수를 허용했다가는 국내은행들이 초토화할 것이라는 시중은행장들의 거센 반발로 정부는 HSBC의 서울은행 인수를 불허했었다. 그러나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후 정부는 더이상 HSBC의 은행 인수를 막을 명분이 없어져, 뉴브릿지와의 가격조건만 타결될 경우 HSBC의 제일은행 인수는 기정사실화될 전망이다.
한편 제일은행은 HSBC가 대주주인 뉴브릿지 캐피털로부터 보유지분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 대주주에게 진위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일은행은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지분매각은 대주주인 뉴브릿지의 고유의사결정사항이라고 이같이 설명했다.
제일은행 노동조합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뉴브릿지의 지분매각 중단을 요청과 함께 정부의 엄격한 감시와 함께 매각작업 진행시 자신들의 참여를 주장했습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