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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물 포커스]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 김광진 회장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04-09-08 22:46

“진정한 서민금융기관으로 거듭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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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보다는 저희 회사 최고 경영자인 유문철 사장이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본지의 인터뷰 요청에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 오너이자 회장인 김광진 회장〈사진〉은 자신 보다는 오랜 친구이자 회사 경영을 맡고 있는 유 사장이 더 좋을 것 같다면서 극구 사양했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유 사장은 최고 경영자로서 갖춰야 CEO 덕목을 다 갖춘 유능한 경영자”라고 자랑까지 했다.

“상호저축은행 CEO로는 보기 드물게 영업능력과 관리능력 모두 뛰어나 ‘경영의 귀재’”라고 김회장은 유 사장을 힘껏 치켜 세웠다.

이처럼 김광진 회장은 향상 겸손하다. 단군이래 최고의 문명적 위기라고 하던 1998년 IMF 금융위기 시절 소규모 금고였던 현대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해 1999년 6월 자산규모 800억원이었던 것을 2004년 8월말 현재 1, 2은행 합해 자산규모 1조1200억원, 자기자본 735억원을 달성한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김광진 회장. 그는 지금도 “나는 회장이 아니라 팀장”이라며, 어려운 현실속에서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열심히 노력해오고 인내해온 임직원들에게 이러한 눈부신 발전의 공을 돌리며 정작 자신은 아직도 달성해야 할 목표가 많이 남아 있다며 겸손해 한다.

오늘날의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성과는 김광진 회장의 시장 흐름을 읽어내는 감각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일관된 설명.

IMF사태로 금융 구조조정이 한창일 때 김 회장은 부실 덩어리였던 서울 청담동 현대신용금고를 인수했다.

금융기관 하면 다들 넌더리를 낼 만큼 금융계가 몸살을 앓던 때였다. 상호신용금고업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떠나는 사람은 있어도 들어오는 사람은 없던 터라 김광진 회장이 덥석 부실 금고를 인수하지 모두 이상한 눈으로 바라봤다.

“진부한 얘기지만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저는 주로 채권에 투자해서 돈을 모았는데 IMF를 기회로 받아들였어요. 증권사를 하나 인수하고 싶었는데 돈이 부족해 신용금고를 산 겁니다.”

그는 이후 변신을 거듭한다. 금고업계에서 처음으로 채권 및 주식투자 전담부서를 만들었고(1999년 4월), 경영안정과 대외신인도 제고를 위해 업계 최초로 외자유치를 추진, 美 나스닥 상장회사인 스위스 머서(Mercer)사 (2000년 7월) 및 일본 소프트뱅크(2002년 5월)로부터 외자유치를 성사시켰다.

그의 업계 최초 이력은 이후에도 계속된다. 국내 소비자금융시장의 대표격인 사채 대환용 대출상품인 체인지론(Change Loan)을 국내 최초로 출시하여 큰 성공을 거둔 장본인으로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축에 인적, 물적으로 과감히 투자를 전개하여 신용리스크관리시스템(RMS), Auto-Call System인 모자익스(Mosaix) 기반 Call Center 그리고 신용리스크모니터링시스템(RMMS)을 구축 완료해 여신취급 및 사후관리에 체계화와 과학화를 도입하였다.


영업력 극대화 위해 내년 상반기에 독자적 TV광고 계획

‘돈 흐름을 제대로 짚는다’는 저축은행 최고의 마켓 리더



그간의 경제적 환경 요인에 따른 침체를 딛고 첨단 시스템과 우수한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인터넷, 모바일, 은행 연계를 통한 사업영역 확충 등 첨단 기술집약형 디지털금융과 기존의 여신업무 등 온오프라인 영업의 조화를 실현하고, 아울러 기업여신 및 프로젝트금융 등 도매금융과 인터넷대출 등 소매금융간의 최적 자산 포트폴리오의 구성을 통하여 침체된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이룩하겠다고 한다.

김 회장은 “이웃과 함께하는 은행”이라는 행훈을 모토로 서민과 중소기업의 든든한 후원자가 됨과 동시에 차세대 선진 금융기법을 도입하여 무한경쟁시대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를 보이며, 탄탄한 서민금융기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초우량 선진 금융기관을 지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김광진 회장은 특히 젊은 사람들과 토론하는 것을 매우 즐긴다. 목적 없이 일반적인 대화와는 달리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젊은 사람들과의 격의 없는 토론을 토해 가치관의 차이, 시장의 변화, 김광진 회장이 경험하지 못한 현상 등에 대해 간접경험을 하게 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과의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와 전략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쳐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해서까지 그들은 나를 터치할 수 있을 뿐더러, 구체적인 방향성까지 제시할 경우, 한편으로는 나 자산의 사고를 혼란시키고 선택에 대한 또다른 고민도 야기 시킬 때도 있지만 좀 더 다양하고 객관적인 결론도출이라는 측면에서 볼땐 유익하다”는 게 김광진 회장의 설명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나 걱정이 되는 것은 토론을 내 생각을 굳히는 확인절차의 하나로 격하시키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래서 더욱더 젊은 사람들과의 토론을 기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광진 회장은 2001년 9월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19층 짜리 빌딩을 270억원에 사서 일부는 사옥으로 쓰고 나머지는 임대하고 있는 3년이 지난 호가는 420억원이라고 한다. 부동산 투자로 3년 새 150억원 가까이 벌어들인 셈인데, 그는 과연 ‘부동산이 뜬다’는 걸 미리 알았을까. 기자의 질문에 그는 빙그레 웃기만 했다.

IMF 이후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하고 있는데, 감각이 탁월한 그의 향후 계획이다 궁금해졌다.

“신용 상태가 좋지 않아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사람들이 저축은행의 고객입니다. 샐러리맨도 있고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있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신용을 등급별로 나누기가 쉽지 않는다 겁니다. 만약 이들의 신용을 차별화 할 수 있다면 금리를 차등화하는 게 가능하고 , 그렇게 되면 대출은 물론 회수도 쉬워지죠”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은 지난해 즉석에서 대출도 받을 수 있는 첨단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김광진 회장은 “비즈니스에서는 기회가 왔을 때 낚아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회인지 아닌지를 정확히 읽어내는 것 동물적인 감각이고, 사업감각은 타고 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단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그는 젊은 시설 약 10년간 채권 딜러를 하면서 사업감각을 갈고 닦았다고 한다.

“아직은 성공을 말하기 힘듭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자본금이 3000억원 정도 돼야 시장에 안착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는 인터뷰를 안 하려고 했는데, 아무튼 시장의 검증을 더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인터뷰 도중 몇 번이나 “나는 회장이 아니라 팀장”이란 말을 반복했다. 대외 업무는 2명의 대표이사 (1은행과 2은행)에게 맡겼고, 자산은 젊은 직원들과 넥타이를 풀고 토론하는 게 제일 즐겁다는 것이다. 살얼음판 위를 걸어 가려면 몸과 마음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몸을 낮추고 마음을 비우는 게 어디 말 처럼 쉬운 일인가. 삶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는, 또 몸으로 체험하지 못하면 낮추고 비우는 일은 늘 말로 끝나기 십상인데.

김광진 회장 역시 시련을 통해 겸손을 체득했다고 했다.

현대스위스금고를 인수한 뒤 의욕적으로 사업을 벌여나가던 2000년 12월 어느날 아침. 식탁에서 아침 밥상을 받고 있던 김광진회장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눈물은 고스란히 밥상의 국그릇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슬퍼서 우는 게 아니라 이제는 살았구나 하는 안도의 눈물이다. 현대스위스금고(당시는 상호저축은행으로 바뀌기 전이었다)가 흑자도산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위기는 두달 전인 2000년 10월 23일부터 예감됐다고 한다. 이른바 언론에서 ‘정현준 게이트’라고 이름 붙인 동방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한 뒤 고객들이 맡긴 돈을 마음대로 사용한 것이다.

김광진 회장은 그러나 당시만 해도 이 사건이 현대스위스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달 뒤인 2000년 11월, 이번에는 열린상호신용금고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터졌다. 이른바 진승현 게이트였다. 각 언론은 연일 금고업계의 비리와 부실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고 문제가 된 동방금고와 연린금고에는 고객들의 예금인출사태가 벌어졌다.

“금고업계 주변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우리는 문제없다, 자신 있다’” 라고 생각했었다. 당시 현대스위스는 금고업계서 가장 많을 수익을 내는 알짜 금고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적만으로 금고업계 전반에 몰아닥친 태풍을 피해갈 수 는 없었다. 금고업게 전체가 예금인출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다. 12월에 들어서면서 급기야 게이트의 희생자가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동아금고가 문을 닫았고 며칠 뒤에는 잘나가던 해동금고도 무너졌다. 해동금고가 문을 닫은 다음날, 김광진 회장은 영업상무로부터 다급한 보고를 받았다.

“우리 금고에도 예금인출이 시작됐습니다. 고객들의 돈이 빠져 나가고 있어요.”

입안에 참이 마르고 이러다가 우리도 잘못 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전직원이 동원돼 하루종일 고객들에게 예금 인출을 자제해 달라는 전화를 걸었다. 김광진 회장은 임원들과 함께 빠져 나간 돈을 메우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2000년말 금고업계에 휘몰아친 예금인출 사태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고 김회장은 회상했다.

살얼음판 위를 지나듯, 악몽의 2000년 겨울 넘기고 나자 상황은 조금씩 개선됐다. 정부가 나서서 금고업계의 희생을 위해 각종 안전장치를 마련했고, 이에 힘입어 그 동안 빠져나갔던 돈이 되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위기는 극복했지만 그때의 피말리던 체험은 아직도 몸과 마음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겸손과 자중이란 형태로 말이다.

김광진 회장은 앞으로의 경영방향과 관련해 “네크워크를 통한 고객밀착경영을 펼쳐 나아갈 방침”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 전담부서를 신설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독자적인 TV광고도 내 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회사의 경영성과는 고객의 성원 덕분에 이뤄진 만큼 앞으로는 수익의 일정부분 만큼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은 지난 2002년 초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중이다.

이 저축은행 봉사활동 단체인 “이웃사랑 봉사단”은 한 달에 한번씩 송파구 마천동 소재 정신지체 및 뇌성마비 장애아 수용시설인 “소망의 집(대표 박현숙)”을 방문, 장애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고 있다.

방문에는 이웃사랑 봉사단원과 김광진 회장, 유문철 사장(1은행), 김해근 사장(2은행) 등 최고경영진도 참석,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김광진 회장은 힘주어 강조하는 그의 모습에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밝은 내일이 보인듯 싶다.



▲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하는 김광진 회장.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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