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3일 KB카드와 LG카드가 오는 6일과 7일 각각 수수료 인상을 강행해도 점포별 계약기간까지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우려되는 큰 혼란이나 소비자 불편을 막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처럼 이마트에서 비씨카드만 결제가 중단된 경우에는 소비자 불편이 미미하지만 다음주 KB카드와 LG카드까지 사용이 안된다면 큰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이같은 조치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여론을 의식하고 동시에 자칫 카드사와의 전면전으로 번질 조짐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또 전방위 공세에 나선 카드사에 맞서 강경수를 두다가는 자칫 고객들이 발길을 경쟁사로 돌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한몫했다는 풀이다.
"모든 카드를 안받겠다"고 큰소리치던 이마트가 이처럼 입장을 바꾼 데에는 이마트와 `특수관계`에 있는 삼성카드가 수수료 인상을 요구한 것이 결정적 작용을 했다. 삼성카드는 이마트와 이미 6월에 기존 0.9%에서 1.5%로 가맹점 재계약협상을 완료한 상태였으나, 이번에 다시 이마트에 수수료 인상을 위한 재협상을 하자고 나섰다. 이마트 입장에서 보면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셈이다. 아울러 그동안 이마트에 내세워온 싸움의 명분도 상당 부분 타격을 입은 게 아니냐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특히 삼성카드는 이마트와 제휴카드 발급으로 2백만장에 달하는 카드를 확보하고 있어 삼성카드 결제마저 거부될 경우 이마트로서는 치명적 타격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비씨카드, KB카드,LG카드,삼성카드 등 4개 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어서고 있어 이들 카드를 모두 받지 않을 경우 매출액면에서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해 할인점 1위자리도 넘겨줘야 할 위기상황으로 몰릴 수 있어, 이마트가 한걸음 후퇴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그러나 이마트는 앞으로도 싸움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마트는 비씨카드 결제를 계속 거부하고 KB, LG카드에 대해서도 일단 카드결제를 하되, 인상된 수수료율에 대해선 향후 청구반환소송을 제기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었던 삼성카드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과연 이마트가 얼마나 고립무원의 싸움을 계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신세계 이마트의 총매출액은 2조7855억원으로 이 가운데 카드 매출 비중은 2조원(71.86%) 수준이며 비씨카드가 이 가운데 20%를 차지한다. 전체 매출 가운데 카드 결제 부분은 2001년 말 65.4%에서 2002년 말 70.1%, 올해 상반기 71.86%로 꾸준히 상승 추세에 있었다.
따라서 비씨카드 결제가 장기화할 경우 이마트는 할인점업계 1위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으며, 다른 대형 할인점들이 이마트 기대만큼 적극적 공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어부지리를 노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과연 이마트가 얼마나 전체 카드사들을 상대로 한 전쟁을 계속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