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신세계(004170) 이마트 본점인 양평점. 역촌동에 사는 양모씨(여, 59세)는 뉴스를 통해 이날부터 비씨카드로 이마트에서 결제가 안된다고 해서 하나카드를 가지고 나왔지만 결제를 거부당했다.
하나비자카드도 비씨카드 계열이기 때문에 결제가 안된다는 것이 이마트측 설명. 양씨는 "하나카드로도 결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며 "결국 현금으로 계산했지만 가진게 5만원밖에 없어서 봉지당 2만 6000원하는 고추 2봉지를 구입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신세계 이마트와 비씨카드가 수수료를 두고 서로 한치도 물러나지 않는 가운데 카드와 이마트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마트는 이날부터 전국 65개 점포에서 비씨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계약해지를 공식 요청했다.
하루 4만5000여명이 이용, 전국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서울 응암동 이마트 본점에서는 10시 개점과 함께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았으나, 곳곳에서 비씨카드 결제거부로 인한 불편과 항의가 빚어졌다.
서울 응암동에 사는 김모씨(여, 33세)는 카드분쟁 사실을 깜박잊고 비씨카드를 갖고 왔다가 매장 계산대 직원이 결제를 거부하자, 현금을 냈다. 그러나 현금이 모자라 구입물건 중 식빵과 우유를 다시 진열대로 갖다놓아야만 했다.
김씨는 "일주일에 세번 정도 이마트를 찾는다"면서 "비씨카드 결제가 안되면 카드사용에 따른 연말 소득공제에도 차질이 있기 때문에 손해와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은동에 사는 이모씨(남, 62세)는 "비씨카드 대신 신세계한미카드를 가지고 왔지만 쓴 지가 하도 오래돼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결국 현금으로 9만원을 계산해야 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매장을 찾은 김모씨(남, 38세)는 "오늘은 국민카드로 결제를 하긴 했지만, 오는 6일부터 국민카드 결제도 이마트 매장에서 안된다면 다른 할인점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이번 분쟁으로 인해 결국 국민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마트를 찾은 고객들은 비난의 화살을 카드사에 돌리기도 했다.
이모씨(여, 28세)는 "카드를 이용하다보면 개인현금서비스의 경우 서비스 질이 낮으면서 수수료는 높다"고 지적했다.
응암동에 사는 엄모씨(여, 47세)는 "카드사가 할인점에 수수료를 올리려는 것은 소비자들에 대한 횡포"라고 말했다.
효자동에서 온 김모씨(남, 40세)도 "카드를 쓰는게 여러모로 이익인데 비씨카드를 못써 결국 현금으로 냈다"며 "이 문제는 카드사들이 부실을 소비자들에게 떠넘기려 하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카드사를 질책했다.
그러나 대다수 소비자들은 양측이 서로의 이익만을 고집하고 극단적인 맞대결로 가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평소에 쓰던 비씨카드 대신 직불카드로 결제한 나모씨(여, 34세)도 "양측은 하루 빨리 절충안을 찾아야 하고 잘 안된다면 정부가 총대를 매고 나서야한다"며 "결국 이 사태가 오래 갈수록 소비자들만 불편해진다"고 말했다.
대체로 평일이었던 이날 오전에는 고객들이 많지 않아 당초 우려됐던 큰 혼란은 없었다. 뉴스를 통해 이 사실을 미리 접해 미리미리 현금이나 다른 카드를 준비해 고객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이마트 은평점 직원인 김은미씨(여, 39세)는 "이날 현금으로 계산하는 고객들이 이전보다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객이 몰리는 오후부터는 비씨카드 결제 중단에 따른 고객들의 불편과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추석 대목을 앞두고 있어 할인점과 카드사의 수수료 분쟁이 장기화 될 경우 소비자들의 불편과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