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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도 ""더블딥"" 우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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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07-2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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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 1980년대초 우리 경제가 겪었던 "더블딥"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하고 수출만이 성장을 견인하는 모양이 닮았고, 수출둔화로 인해 경기가 하강할 위험에 처한 것도 80년대초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민간연구소를 중심으로 확산되던 더블딥 우려는 한국은행까지 파고들었다. 수출과 건설투자 둔화는 예정된 수순이고, 소비와 설비투자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거나 미미한 회복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 81년 더블딥 전철 다시 밟나

한국은행은 20일 여야 국회의원 모임인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 포럼" 발표자료에서 "수출의 경기견인력이 약화되면서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4~5월 연속 하락하고 선행지수도 전년동월비로 두달 연속 하락했다"며 "외환위기 이후 경기순환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점에 유념해 향후 경기국면 움직임을 보다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월 100.4에서 4월 100.3, 5월 99.7로 정점을 지나 뚜렷한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2월과 3월 3.6%에서 4월 3.5%, 5월 3.3%로 둔화되고 있다.

경기가 이미 상승국면을 끝내고 하강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을 경고한 셈이다. 실제로 한은은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하락을 기조적인 경기하강의 신호로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수출의 성장견인력 약화와 건설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소비와 설비투자가 조속히 회복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 경기회복세가 꺾일 위험이 내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1980년 9월 이후 회복기때도 소비와 설비투자 부진속에 수출호조로 81년 3분기까지 1년정도 경기상승세가 이어졌다"며 "1년후인 81년 4분기들어 수출신장세가 대폭 둔화되면서 경기가 후퇴하여 더블딥 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 소비회복, 기대하기 어렵다

소비회복에 대한 기대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여건 자체가 나쁘기 때문이다. 가계의 부채조정은 진행형이고 소비여력 자체가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구조가 취약해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는데다 경제가 성장해도 소득은 별로 늘지 않는다.

최근 경제성장률이 5%대로 올라섰지만 처분가능소득과 밀접한 실질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이는 수입물가가 수출물가보다 빨리 올라 교역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하반기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 소득증가율이 높아지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하반기 교역조건이 4.7%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성장률이 5.2%를 달성해도 소득증가율은 4%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계소득을 직접적으로 늘릴 수 있는 고용증가나 임금상승도 크지 못할 전망이다. 올해 1~5월중 취업자수가 전년동기비 46만명 늘었으나 이는 과거 2000~2002년 연평균 증가폭 62만6000명을 크게 밑돈다.

한은은 "지난해 3만1000명 감소까지 감안하면 증가속도는 매우 미흡하다"고 밝혔다. 또 "IT제조업의 고용유발효과가 낮아 내수관련 서비스업의 본격 회복 이전에는 큰폭의 고용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임금(상용근로자기준)도 지난해에 비해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 전산업 임금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4.1%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7%나 연간 전체 9.2%에 크게 미달한다. 임금은 2002년에도 11.2% 올랐었다. 500인 이상 기업으로 한정할 경우 올 1~4월 임금상승률은 3.1%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7%에 비해 급격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또 가계부채의 조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월말 현재 개인부채는 535조원으로 지난해말에 비해 5조원 정도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은은 "지난해 3분기 이후 가계의 이자상환액이 부채증가액을 상회하고 있다"며 "소득 및 저축의 상당부분이 원리금 상환으로 이루어져 소비지출을 크게 제약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이자상환액이 대출증가액보다 10조원 가량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수지는 구멍이 난 상태로 소비여력이 크게 떨어졌다. 한은에 따르면 1분기중 전체 가계의 40%가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적자상태다.

여기에 올해 1~5월 임금근로자 중 임시직이나 일용직 비중이 49.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추가취업 희망자수도 13만명으로 지난해 9월 이후 증가추세를 유지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체 실업자중 청년실업자 비중이 1~5월중 49.8%에 달해 당사자뿐 아니라 부모의 소비심리 위축까지 야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기대 빗나간 설비투자

설비투자는 생산호조로 투자조정 압력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아직 뚜렷한 회복조짐이 없다. 당초에는 올해 설비투자 확대를 계획했던 업체가 많았으나 실행을 가능한한 늦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한은은 밝혔다.

설비투자가 저조한 이유로 한은은 부가가치대비 노동비용이 너무 높고 기업경영이 보수화되고 있으며, 수출기업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점을 지적했다.

200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시간당 노동비용은 종업원 1인당 시간당 부가가치의 0.55배. 중국의 0.31배, 싱가포르의 0.30배, 홍콩의 0.24배, 대만의 0.22배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최근 수년간 저금리 지속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수익률은 떨어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수익률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한은에 따르면 2001~2003년 우리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4% 수준이다. 99~96년 7.4%, 97~98년 7.2%, 99~2000년 7.0%에 이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2001~2003년 영업이익률은 5.8%로 더 낮아지고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면 4.8%에 불과한 수준이다.

전문경영자 시대가 열리고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면서 단기실적와 안정성을 중시하는 보수적 경영이 확산된 것도 투자회복에는 방해가 된다.

한은은 "중장기 관점에서의 전략적 투자가 곤란하고 기업가정신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퇴조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일반적으로 기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의 회수기간은 3년 이상 소요되나 기업경영진의 3분의 1 가량이 재임기간 1년미만"이라고 덧붙였다.

수출이 잘돼도 중간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 국산 부품이나 설비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여타 제조업의 중간재 수입의존도는 30.7%. 그러나 수출주력품목인 5대 IT 산업의 중간재 수입의존도는 65%에 달한다. 반도체는 78.8%에 이르고 무선통신기기는 66.8%, 평면 디스플레이는 67.7%에 달한다.



◇ 더블딥 가능성, 낮지만 있다>



한국은행은 아직은 더블딥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빗겨갈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관건은 내수에 달려 있다는 것이 한은의 시각이다. 한은 관계자는 "내수가 한은의 예상보다 회복속도가 더디거나 마이너스를 지속한다면 더블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내수 회복이 매우 느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건상 회복은 되리라고 본다. 그러나 한은의 전망보다 느릴 경우가 문제다. 이 관계자는 "내수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하반기에 민간소비가 2%, 설비투자는 6%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빠른 회복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한은 관계자는 "연간으로 소비는 0.5% 증가할 것으로 보는데 지난해 마이너스 1.4%였던 점을 감안하면 회복이라고 보기도 사실 힘들다"면서 "어쨌든 증가세로 돌아서면 회복으로 봐야 하는데 그정도도 안되면 더블딥으로 갈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은 더블딥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힘들고 미미하다고 보는 게 맞다고 본다"며 "경제전망을 할 때는 최소한 60~70% 의 가능성을 보고 하는 것이고 하방위험뿐 아니라 상방위험도 있는 것"이라며 "다만 상방위험보다는 하방위험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제공)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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