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증권연구원은 원내 세미나를 열고 ‘선진투자은행 현황 분석과 시사점’이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내 상위 5개 증권사(삼성, LG투자, 대우, 대신, 현대)의 총자산과 자기자본이 상위 3개 선진투자은행(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의 0.7%, 5%에 불과하며 이에 대한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JP모건, 메릴린치 등 세계 5대 투자은행의 유가증권 발행업무 중 주식 발행 규모(2003년말 기준)는 전체 주식발행의 절반(49.1%)을 차지했다. 특히 IPO에서 63.9%, 신디케이티드 론 48.5%, M&A분야 79.5%를 점유하는 등 대형 투자은행의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국내 5개 증권사와 미국 3대 투자은행 규모를 살펴보면 한국 대 미국의 총자산 비율은(3.16:444.5), 자기자본(1.06:21.26), 영업수익(0.58:20.19), 당기순이익(0.01:2.54 단위 십억달러)로 큰 격차를 드러냈다. 영업부문별 영업비중 면에서 국내 증권사는 위탁매매(64%)와 펀드판매(23%)가 전체의 87%를 차지했고 이 외에 기업금융(5%), 자기매매와 기타영업이 각각 4%를 차지했다.
반면 미국은 기업금융(49%), 자기매매(22%), 위탁매매(14%), 자산관리(7%), 기타영업(5%), 펀드판매(3%)로 기업금융이 절반 가까이 되며 브로커업무인 위탁매매는 14%에 불과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증권사들이 M&A, 자산관리 등 특정부문에서 강점을 가져야 하고, M&A와 타금융권과의 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주장했다.
이같은 사례로 기업금융중심의 모건스탠리와 소매금융중심의 딘 위터의 합병으로 대규모 투자은행이 된 모건스탠리, 투자은행의 강점을 보유한 SBC와 자산운용에 강점을 보유한 UBS의 합병, 씨티코프와 트레블러스의 합병으로 탄생한 씨티그룹 등을 언급하며 차별화된 부분의 시급한 통합을 주장했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은 M&A중개와 자문업무는 수행하고 있으나 M&A투자업무는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이같은 상황은 자본금규모가 현저히 낮아 M&A투자로 인한 위험을 부담하기가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증권연구원은 현재 근거법 제도화가 추진되고 있는 기업인수사모펀드(PEF)를 통한 투자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선진투자은행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국내시장에서의 외국증권사에 대한 경쟁력 확보, 동북 및 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통한 지역의 플레이어로서 기능 수행,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인프라펀드 등에 특화한 매쿼리은행을 벤치마킹 하라고 권했다.
증권연구원 노희진박사는 “IB는 위험을 갖고 끊임없이 이익을 창출하는 분야”라며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브로커 업무를 차츰 줄이고, 일임형랩 등 각 사의 수익률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