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위원회 등 경쟁을 뚫고 등극한 신임 지주회사 회장 또는 은행장이나 연임 추천을 받은 지주사 회장 또는 은행장 등은 오는 23일부터 30일까지로 집중돼 있는 주총이라는 형식적 절차만 남겨놓은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펼쳐질 경쟁과 시장쟁탈전은 금융 전분야에 걸친 것이어서 금융권 전체가 대격변의 소용돌이에 말려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새로 경영을 맡아 ‘구관’들을 제치고 앞서 나가려는 ‘신관’으로는 황영기닫기


3월 한달 금융권 최대 뉴스로 떠올랐던 황영기 회장은 비은행 부문의 공격적 확장을 공언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이미 비은행 분야 보강을 위해 인수 선언을 했고 강권석 신임 기업은행장도 “볼륨을 적극적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해 경쟁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동안은 카드를 포함한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 분야가 경쟁의 축이었다. 하지만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 추진으로 PB분야 경쟁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고 증권사 인수전이 막 올라 투신 시장까지 확전이 불가피하다.
은행장들의 평균 나이가 젊어진데다 외인부대가 대부분이어서 과거의 케케묵은 정석에서 벗어난 새로운 수를 선보이며 흥미진진한 승부가 예상된다. 참고로 8개 시중은행장 나이는 평균 56.4세로 낮아졌고 산은과 기업 농·수협 CEO들의 나이는 56.2세로 시중은행장과 엇비슷하다.
경력면에선 순수 토종 뱅커(Ban ker)출신의 희소성이 한껏 부각될 정도로 색채가 다양해졌다. 토종뱅커라 한댔자 농업은행에서 첫발을 디뎠던 라응찬 회장과 한일은행에서 금융인생을 시작한 김승유 하나은행장, 그리고 산은을 거친 신상훈 신한은행장이 고작이다.
증권과 보험 등 2금융권을 두루 거친 황영기 회장과 증권맨에서 변신해 국민은행을 아시아 리딩뱅크로 탈바꿈 시키는데 한창인 김정태 행장은 서로 좋은 경쟁 상대로 주목될 전망이다.
국책은행 3총사도 유지창 총재 강권석 행장 신동규 수출입은행장 등이 행시 14기로 나란히 관가에 몸을 담았던 공통점 때문에 보이지 않게 경쟁의지가 달아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한과 하나간의 오랜 겨루기와 외국인 행장끼리의 자존심 경쟁, 무엇보다 비좁은 국내 시장을 둘러싼 사활을 건 토종·혼합계·외국계간의 3파전 구도 등 이래저래 흥미진진한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