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황건호 메리츠증권 사장이 대주주와의 갈등으로 사임한 이후 메리츠 증권이 주도사업으로 추진해온 부동산금융이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의 컨설팅 결과를 놓고 이견을 보였던 황 사장이 전격 사임한 이후 핵심 임원들도 회사를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 출신인 황 사장이 물러난 이후 16일 지점영업사업본부장인 박광준 전무가 사표를 제출했고 리서치담당 상무인 백기언 상무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산운용본부 황인경 상무는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한 발 물러난 상황이다.
특히 황 상무는 황 사장과 함께 리츠부문을 이끌어온 부동산금융 전문가이기 때문에 황 상무의 거취에 따라 리츠부문의 향후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메리츠증권이 리츠부문을 키우기 위해 외부에서 영입해 온 직원들의 퇴사 가능성도 제기돼 앞으로 메리츠증권의 앞날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
이들 직원들은 메리츠증권이 리츠부문 강화 필요에 따라 외부에서 영입해온 부동산금융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사회 결의를 통해 새로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클리프 엘 청 사장이 부동산금융에 대해 황 사장과 같은 전략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게 된다면 직원들의 이탈은 불을 보듯 뻔한 일.
메리츠증권은 그동안 리츠부문에 있어 중소형사의 핸디캡을 극복, 리츠설립 부문 시장점유율 60~70%라는 독보적 위치를 차지해왔기 때문에 만약 황 상무와 직원들이 이탈하게 될 경우 메리츠증권은 평범한 중소형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청 신임사장이 리츠부문에 대해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청 신임사장의 역할에 따라 메리츠증권의 부동산금융이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다른 증권사 한 관계자도 “황 사장이 물러난 후 후속 인사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메리츠증권이 강점을 보였던 부동산금융이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분명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황 사장은 베인앤컴퍼니의 컨설팅 결과를 놓고 현재 메리츠증권이 처한 중소형사의 한계를 극복, M&A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을 요구했으나 대주주인 파마그룹은 이를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모 기자 hs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