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가 10월말 기준으로 36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최근 LG카드의 유동성 위기로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한도를 줄이고 은행 등도 신용도가 떨어지는 사람들에 대해 대출한도를 낮추고 있어 조만간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제 활동인구 여섯 명 중 한 명이,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신용불량자가 있는 셈이다. 신용카드가 ‘신용’보다는 ‘빚덩어리’가 되고 있는 셈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가계대출 확대, 신용카드 사용 장려 등 경기 부양을 위한 소비자금융 활성화 정책만을 강조한 채 이러한 성장에 필수적인 신용정보 공유 확대와 같은 선진 신용인프라의 구축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들은 고객들의 신용도를 평가하기 위해 자체 CSS(Credit Scoring System)를 구축하여 활용하고 있지만 다른 금융기관들과의 정보공유를 위한 노력은 미비했다.
따라서 개인의 신용도와 상환능력을 심사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대출상환실적 및 신용카드결제실적 등 우량거래정보(positi ve data)의 공유가 활성화되지 않는 현실에서 고객의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신용평점시스템(Credit Scoring System)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 금융기관들은 가계대출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의 상승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작년 2월 신용정보 인프라 구축 및 선진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크레딧 뷰로(Credit Bureau)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던 한국신용평가정보는 현재 은행, 카드, 할부금융, 보험, 상호저축은행, 유통, 대부업 등 총 163개 국내 주요 신용공여기관들을 컨소시엄 회원사로 참여시키는 등 국내 CB 산업의 성장을 선도하고 있다.
작년 5월 국내 최초로 단기연체정보의 공유를 시작한데 이어 잇따라 식별정보, 대출정보, 채무보증정보 등 우량정보 중심의 신용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기 시작하였을 뿐만 아니라, 작년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신용평점(CB Score)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C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올해 7월에는 세계 3대 CB중의 하나인 트랜스유니온(Trans Union)사의 선진 개인신용평점 기법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해 국내에서 독점사용권을 갖게 됐다.
양사는 10월초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미 입증된 선진 CB Score를 국내시장에 적합하도록 커스터마이징(Customising)을 위한 공동개발에 착수하여 내년 하반기중에 국내에 서비스할 예정이고, 이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 및 신용공여기관들은 보다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선진국형 신용위험관리 및 고객관리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국내 CB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신용평가정보가 지난달 말에 국내 90여개 금융기관의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03 KIS CB Forum’을 개최했다.
작년 11월 국내 금융기관 CE O들을 대상으로 CEO Forum을 개최한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한국신용평가정보의 CB 정보 및 CB Score를 이용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의 담당 임원이 CB 활용의 구체적 사례 및 향후 활용 방안을 발표하고, 한국신용평가정보측에서는 KIS CB Forum의 향후 추진 방안을 발표했는데, 특히 세계 3대 CB 중 하나인 트랜스유니온사가 CB 활용의 재정적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외국 사례를 직접 발표함으로써 국내 금융기관 담당 임직원들이 CB 서비스의 활용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제일은행의 장찬 상무는 “효율적인 신용위험관리를 위한 CB의 역할”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제일은행의 신용정보 활용 현황에 대해 소개하고, 효율적인 신용위험관리를 위한 데이터의 중요성 및 CB Score의 유용성 등에 관하여 발표했다.
특히 자체 스코어링 시스템을 갖추지 않는 기관에서 CB Score를 주된 신용 평가 Tool로 사용하고, 자체 CSS 시스템이 있는 기관에서는 CB Score를 추가 변수로 사용하는 것이 신용위험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대캐피탈의 김종학 이사는 “현대캐피탈에서의 KIS CB Score의 활용”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현대캐피탈의 CB Score 활용 현황 및 향후 적용 계획에 대해 소개했다. 현대캐피탈은 자체 CSS와 CB Score를 병행하여 사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특히 신용이 낮은 하위 등급 고객들에 대한 설명력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캐피탈측에서는 대출한도 자동화 및 예상 손실율 추정 등에서도 CB Score의 활용을 조심스럽게 확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혀 CB Score의 활용가능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트랜스유니온의 마리아 핀세치(Maria Pincetich)이사는 “Cost Savings Achieved through Credit Bureau Services”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CB서비스를 통해 금융기관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다양한 측면에서 소개하였다.
특히 CB로부터 제공받는 정보 및 솔루션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가 자체적인 구축 비용을 줄이고 좀더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CB를 통한 선진 신용평가 기술이 한국 시장에 신속하게 도입되기 위해서는 우량정보 공유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하면서, 은행 및 카드사를 비롯한 금융기관들의 우량정보 공유가 좀 더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신용평가정보의 조길연 전무는 “KIS CB의 현황 및 비젼”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KIS CB 컨소시엄 현황, 정보 공유 현황 및 제공서비스에 대하여 상세하게 소개하고, 한신평정보의 향후 서비스 방향을 두 가지 측면에서 밝혔다.
그 첫째는, KIS CB가 ‘사실정보’ 위주에서 ‘평가정보’ 중심으로 데이터 공유를 확대함으로써 회원사들이 위험관리 뿐 아니라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며, 둘째는 ‘은둔으로서의 사생활 보호’에서 ‘참여로서의 사생활 보호’를 강조하는 것으로, 본인 신용 정보 조회 서비스의 확대를 통해 자기정보 접근권 및 정정 청구권을 강화함으로써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KIS CB는 개인신용정보 공유의 확대와 개인 사생활 보호 강화를 조화롭게 유지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임을 강조하였다.
이번 한국신용평가정보가 개최한 ‘2003 KIS CB Forum’은 우리 사회가 선진 신용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Credit Bureau의 역할과 책임을 보여줌과 동시에 향후 국내 CB 산업 발전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