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 쌍용캐피탈의 소비자금융본부로 부임한 김창도 본부장의 핵심 경영철학이다.
쌍용캐피탈은 부실기업으로 올 4월 골든 브릿지가 인수함으로써 경영정상화의 길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김창도 본부장이 쌍용캐피탈에 입사한지 몇 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그 성과는 놀랄만하다.
주 자금조달처인 GE캐피탈로부터의 현금회전율(유동화율)은 지난 상반기 40%에서 현재 70%까지 치솟았다. 또 할부고객의 초회입금율이 92%였던 것이 현재 98%로 증가했다.
할부금융에 있어서 초회입금율은 중요한 지표중의 하나다. 초회입금률에 따라 연체발생률 및 대손확률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또 김창도 본부장은 최근엔 국민은행 측에서도 쌍용캐피탈에 대한 조달금리(현재 8%) 1%를 내려주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창도 본부장이 쌍용캐피탈에 온 이후 이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사람’ 중심의 경영 철학 때문이다.
김창도 본부장은 여신전문업체의 경우 사람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본부장은 “보험업의 경우 수신기능이 있기 때문에 영업을 잘하고 사업비 관리만 잘하면 되지만 할부금융의 경우 수신기능이 없기 때문에 사람이 전 공정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조직원들에게 목표의식을 공유시키고 그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은 투명한 절차가 보장돼야 조직에 대한 헌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차원에서 그가 쌍용캐피탈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조직원들에게 정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각종 지표를 정리한 것이다.
김 본부장은 “처음에 왔을 때 많은 직원들이 부실회사라는 인식때문인지 사기도 많이 떨어져 있었고 본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몰라했다”며 “심사실명제를 도입하고 심사, 영업 등의 분야에서 수십가지 지표 중 꼭 지켜야 하는 지표 2~3가지를 정해 그것만은 꼭 지키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사실명제와 관련해서는 몇 가지 지표에 대해 지점장이 책임지는 게 아닌 심사 담당자가 직접 책임을 지도록 함으로써 정확한 임무 제시와 함께 책임감을 부여했다.
그는 또 “이런 책임을 강제적으로 부여하는 게 아니라 회의를 통해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 본인이 스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의사결정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융인으로서는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생명보험노동조합 부위원장, 대우노조 부위원장 등 노조 활동을 해 왔다. 그래서인지 인력구조조정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지니고 있다.
그는 “내가 있는 한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없다”며 “금융기관의 특성상 직원들의 성실성, 희생 등이 담보가 돼야 하는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오히려 직원들의 모럴해저드만 부추김으로써 별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도 본부장은 “아직 쌍용캐피탈이 100% 정상화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채권회수율이 4.5%에서 6.5%로 높아졌으며 이런 추세로 갈 경우 월 3~4억원 정도의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P론 센터, 저축은행과의 제휴 등 부수사업을 통해서도 월 1억원의 개선 효과를 볼 것”이라며 강한 정상화 의지를 나타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