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대전 대구 광주 등 3개 광역시 지점이 내년 초에 문을 연다.
씨티측은 이를 위해 지난 9월 말 금융감독원에 인가 신청을 했고 금감원은 이번주 중으로 인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가를 불허할 만한 어떤 이유도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지역 거액 우량고객에 대한 거센 흡인력을 발휘할 것으로 은행권은 내다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지방 권역 본부장은 “씨티은행 진출 움직임 때문에 지난 연말부터 우량고객에 대한 적극관리에 나서도록 독려해 왔지만 이제 올 것이 왔다”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부유층 고객을 위한 VIP룸을 운영하는 은행이라 하더라도 거액 자산가들을 빼앗기는 일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계는 씨티은행 영업 점포 확충이 미칠 영향보다 한미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언론보도와 달리 국내 씨티은행 내부에선 한미은행 인수에 굉장히 적극적이라는 인식이 폭넓게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은행 한 관계자는 “경영진이 (한미 인수 경쟁의)결과는 두달 안에 판가름 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며 “(인수 전에서)결코 밀릴 이유가 없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계 한 고위 관계자는 “씨티은행은 외환위기 직후부터 거액 자산가들에 대한 막강한 흡인력을 보여줬다”며 “그런 특성 때문에 계좌당 예금액 등으로 볼 때 고액 예치 고객이 많은 한미은행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국민은행장도 지난달 하순 기자간담회를 통해 씨티를 포함한 메이저 플레이어들의 한미은행 인수를 경계한 바 있다.
한편 씨티은행은 1812년 6월 2백만 미국 달러를 자본금 삼아 ‘City Bank of New York’의 문을 연 이래 1백여 나라에 3400여 지점을 거느린 초국적 금융자본이다. 국내 고객들과는 지난 67년 기업금융을 시작한 것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77년 부산지점을 열기도 했으나 본격적인 소비자 금융시장 공략은 86년 서울지점을 주축으로 나섰고 외환위기 직후 국내은행들의 건전성이 의심받는 풍조 속에 거액 예금을 대거 빨아들이면서 지점을 늘려 지금은 전국 12개 지점망을 갖추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