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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계 IC카드 도입 ‘속앓이’

원정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11-05 20:02

대규모 투자비용·인프라 구축등 선결 과제로

‘현실 무시한 전형적인 탁상공론’ 비난도 거세



지난달 24일 금융감독원은 ‘IC카드 도입 추진단’회의를 통해 은행은 2005년까지, 카드사는 2008년까지 IC카드 전환을 완료토록 결정했다. 또 다음해 2월중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키로 했다.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게다가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으며 내·외부 인프라구축 또한 미흡한 상황이어서 도입이 너무 이르다는 입장이 강세다.

또한 은행마다 준비상태가 천차만별이며 지방은행의 경우 준비가 더욱 안돼있어 심각한 상황이다.

은행계 카드사보다 도입완료 시기에 그나마 여유가 있는 카드사도 투자비용에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 투자비용 처리 부담

은행의 경우 현금카드에 IC칩을 도입하기 위해선 일단 ATM/CD기를 교체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미은행의 경우 CD/ATM기 모듈 장착 비용, 자재비용, 시스템 구축비용 등을 포함해 대략 500억원 정도의 투자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비용도 아직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림잡아 산정한 것으로 그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카드 발급비용이다. 기존 마그네틱 선 카드의 경우 장당 대략 200∼300원 정도의 원가가 소요되지만 IC카드(칩카드)의 경우 5000∼1만5000원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칩카드는 현재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은행으로서는 이중고가 될 수밖에 없다.

삼성카드의 경우 현재 고객이 1200만명 정도가 되는데 장당 5000원으로 발급되더라도 600억원이 소요될 정도로 엄청난 투자비용이 들어간다.

이런 비용이 결국엔 고객들에게 수수료 인상 혹은 발급비용 등의 형태로 일부 전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생각이다. 이를 고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인프라 구축

은행 및 카드사들은 각 사별로 내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대략 1∼2달정도 걸릴 것으로 보여 내부 시스템 구축은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부 인프라 구축이 문제가 되고 있다. 현금카드의 경우 상관이 없지만 신용카드의 경우 IC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 단말기가 구축이 안되면 고객들은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단말기 인프라 부분에 대해선 2008년까지 전환을 완료키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신용카드사와 VAN사간에 추후 협의하는 것으로 돼 있어 누가 비용부담을 할 것인지 등은 전혀 결정이 안된 상황이다.

가맹점 인프라 구축 비용부담에 대해선 금감원, 카드사, VAN사 간에 계속해서 문제시 됐던 부분인데도 현 상황까지 결론을 못내리고 있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워낙 이해관계가 첨예한 부분이어서 향후 의사결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표준 문제

표준과 관련된 문제도 시급히 해결돼야 할 사안이다.

비자,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브랜드의 경우엔 국제 표준인 EMV를 채택해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로컬(국내 전용)카드의 경우는 표준규격이 없어 상황이 다르다.

일부 전업 카드사의 경우 로컬 카드가 많게는 40∼50%를 차지하고 있어 표준규격의 결정이 시급하다. 또 로컬카드는 카드 진위여부를 인증해 주는 기관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여신금융협회에서 카드사와의 합의로 ‘인증센터(CA)’를 설립키로 했으며 표준을 제정하는 작업도 병행키로 했다.

추후 협의해 나가야 하겠지만 대체로 EMV와 유사한 표준이 제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IC카드의 경우 암호알고리즘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 현금카드의 암호알고리즘을 T-DES로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다수 은행의 반대로 결국 SEED 알고리즘을 사용키로 결정됐다.

칩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선 현재 T-DES를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 신용카드 역시 T-DES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SEED알고리즘은 순수 국내용으로 해외에서 사용하거나 현금카드 이외에 신용카드 기능을 추가할 경우 두 개의 알고리즘을 넣어야 한다.

따라서 카드 자재의 가격상승 요인이 되며 메모리 용량도 많이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 SEED를 반대하는 업계의 입장이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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