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쟁을 통해 도출할 수 있는 옳은 명제 중의 하나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반드시 그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기적 시각에서 볼 때 시장은 아담스미스가 꿈꾸던 것처럼 ‘보이지 않는 손’에 따라 늘 균형을 찾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호의적으로 용인한다 하더라도 그 한계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선 지나친 개입을 우리는 ‘재량 일탈’이라고 칭하며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최근 증권가에도 정부 당국의 지나친 간섭 때문에 업계로부터 빈축을 산 일이 있었다. 모 투신운용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출시에 들어가려고 하는 상품에 대해 재경부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상품 출시를 만류한 이유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하반기 증시 자금 유입 정책이 이 상품 때문에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지난 6월 재경부장관은 하반기 증시 자금 유입을 위한 획기적인 대안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적이 있었으며, 이를 위해 재경부는 이미 5월부터 골드만삭스가 운용할 주식형 상품 ‘뉴켈스’를 준비 중에 있었다.
이 와중에 모 투신사가 뉴켈스와 거의 흡사한 주식형 ELS상품을 6월부터 개발해 뉴켈스보다 먼저 시중에 내놓게 된 것.
뉴켈스의 바람몰이를 내심 기대하던 재경부 입장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하반기 증시 부양을 위해 정부가 추진한 상품이 이 회사의 상품이 구조면에서 동일하기 때문에 이 운용사의 상품이 먼저 출시되면 한마디로 김이 빠지게 생긴 것이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재경부는 해당 투신사에 대해 뉴켈스가 출시되기 전 까지 판매를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이 투신사는 판매사와의 계약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가 적잖은 곤혹을 치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이 투신사가 예정대로 출시할 수 있도록 문제가 잘 해결되긴 했지만, 왠지 씁쓸한 감은 지울 수가 없다. 장관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 일개 회사가 알아서 해야 할 상품 출시 문제에 간섭을 하다니... 이것이 21세기 한국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라 믿어야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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