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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론스타’

김영수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8-30 21:42

[기자수첩]

“도대체 언제, 어디서 매각 본계약을 체결하는 겁니까”

외환은행과 론스타와의 본계약 체결 하루전인 지난달 26일, 매각체결과 관련 사이닝 세레모니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자 해당 출입기자들도 덩달아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이날 외환은행 홍보실 관계자들은 본계약 체결 장소와 시간 등을 묻는 기자들의 폭주되는 전화로 주눅이 들어있었다. 장소와 시간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론스타측의 요청으로 말해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매각체결 당일인 27일에는 아침부터 기자들이 홍보실을 점거하고 혹시나 있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론스타측이 철저히 정보를 차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계약 체결 장소와 시간 등을 알 수는 없었다.

급기야 필자는 외환은행과 최단 거리에 있는 롯데호텔에 전화를 걸어보았다. 예상은 적중했다.

당초 외환은행과 론스타 등 지분매각과 관련된 관계자들은 전날 모든 협약을 마치고 이날 아침 10시30분부터 12시까지 본계약 체결식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리고 12시에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이강원 행장이 기자들을 초청, 본계약 체결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날 일부 언론에 이날 본계약 체결과 관련된 보도들이 나가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를 꺼리는 론스타는 오후로 체결식을 미룬 것이다.

시간을 맞춰 롯데호텔에 갔으나 1층 로비의 연회장 예약표에는 여전히 오전 10시 30분으로 적혀 있었다. 36층 아스터(Astor)룸에 가서야 제대로 된 예약 시간을 볼 수 있었다. 체결시간인 오후 3시 30분이 되자 관계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론스타의 엘리스 쇼트 부회장과 이강원 행장, 이달용 부행장 등 이번 딜을 추진했던 외환은행 관계자들과 지분매각기관인 이영회 수출입은행장, 코메르쯔방크의 파티그(Patig)이사 그리고 회계실사 및 법률적 자문 등을 담당했던 기관 관계자들이 본계약장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때 론스타 임원들을 수행하고 있던 한국측 자문기관 관계자들은 카메라를 막고 나섰다. 론스타 임원들이 자신들의 얼굴이 언론지상에 나가는 것을 꺼려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사이닝 세레모니가 끝나고 호텔을 나온 필자는 석연치 않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간혹 TV뉴스에서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얼굴을 알리고 싶지 않아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장면이 연상됐기 때문이다.

론스타는 무엇을 그리 숨기고 싶어하는 걸까.



김영수 기자 ky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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