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가 36조원에 달하는 대만 부실채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공사와 대만의 예금보험공사가 오는 22일 대만에서 MOU를 체결한다.
20일 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연원영 사장이 대만 예보와의 MOU체결을 위해 출국했다. 대만의 경우 우리나라의 예금보험공사와 성격이 같은 대만예금보험공사(CDIC: China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가 부실금융기관의 정리 및 인수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즉 대만의 부실채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대만예보와 긴밀한 업무협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물론 이번 MOU체결로 공사가 당장 대만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 대만내에서 구조조정과 공적자금 조성에 대한 법 개정이 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사법상 여전히 공사는 해외 부실채권 시장에 직접 진출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이번 MOU체결은 향후 시장 진출의 사전포석이라는 차원에서 의의가 크다는 것이 공사측의 설명이다.
지난 3월말 현재 대만의 부실채권 규모는 1조630억 대만 달러(미화 300억달러), 한화로 약 36조원에 달한다. 대만 금융기관 총 여신의 6.84%를 차지하는 규모로, 대만 내의 기준이 아닌 보편화된 국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최고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만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은 지난 2001년 8.16%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이후 6.84%까지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표 참조〉
이미 공사는 지난 2002년 하반기부터 대만 진출을 위해 물밑작업을 진행해 왔다. 대만 예보는 공사의 부실채권 정리 노하우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대만 예보는 공사의 해외부실채권 담당자를 초청, 공사가 그동안 진행한 부실채권 정리업무의 성과 및 현황을 파악하는 등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산관리공사의 대만 부실채권 시장 진출은 시간 문제인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금융기관 부실채권 현황>
(단위 : 억 대만달러,%)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