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투신협회는 일임형 랩어카운트에 대한 포괄주문 허용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며 타협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협회가 제시한 타협안은 증권사 일임형랩 어카운트 계약고의 50%를 투신권에 아웃소싱해 주겠다는 것.
이는 이미 올 4월에 시행됐어야 할 일임형 랩어카운트가 포괄주문 허용 문제로 난항을 거듭, 증권사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증권업협회가 문제 해결을 위해서 투신업계에 제시한 당근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러한 타협안에도 불구 투신업계는 일임형랩에 대해 포괄주문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포괄주문이 가능한 일임형 랩어카운트는 유사 투신업으로서 펀드산업을 잠식하는 것이며, 랩어카운트 계약잔고의 반을 펀드에 맡기더라도 상황은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다.
투신업계 한 관계자는 “일임형랩은 사실상 간접투자산업으로서 펀드산업과 시장이 동일해 포괄주문이 허용될 경우 펀드 산업의 위축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게다가 일임형랩 시행 초기에는 증권사 운용인력, 시스템 등의 미비하기 때문에 랩 잔고의 상당부분이 펀드로 유입될 것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굳이 이러한 타협안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임형랩 포괄주문 허용문제는 그동안 증권 투신 양 업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 정책당국은 일방적인 결정을 유보하고 양 업계가 스스로 합의점을 찾도록 위임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투신권의 타협안 거부로 인해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시행은 또다시 기약없는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