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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1분기 수익 전망…순익증가원인 영업아닌 자산평가익

배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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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7-17 16:21

주가올라도 개인거래량은 정체…수익기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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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4~6월) 국내증권사들의 당기순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순익증가의 원인이 영업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기매매수지와 보유자산의 평가익에 따른 것으로 보여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제 영업을 통한 수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증권사 순익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보유자산 중에는 하이닉스주식과 하이닉스주식이 편입된 수익증권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다음 분기 순익 전망에 대한 기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 중에서 주가 등락율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큰 하이닉스주식의 특성상 비록 1분기에는 실적개선에 효자노릇을 했지만 향후에는 증권사 수지 악화의 악역을 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수수료수익 기대 이하일 듯

지난 3월을 바닥으로 서서히 거래량이 늘긴 했지만 증가추이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특히 6, 7월 종합주가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는 주체도 개인이 아니라 외국인이다. 증권사 수수료 수익이 늘기 위해서는 개인의 거래비중이 높아야 한다. 외국인은 절대다수가 외국증권사 국내지점을 이용하고 있고, 기관의 거래 참여는 프로그램 매매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국내 증권사 수수료 수익에는 별다른 기여를 할 수 없다.

거기다 주가가 오르자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수수료 인하 등 행사를 실시하고 고액 재산가에게는 약정수수료를 더 낮게 책정함으로써, 그나마 늘어난 개인거래량도 수익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 하이닉스라는 이름의 마술

올 1분기 증권사들의 당기순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중의 하나는 다름 아닌 ‘하이닉스’였다. 물론 개별 증권사에 따라서는 하이닉스주식을 한주도 보유하지 않고 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증권사들이 수익증권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 대우, 삼성 등 대형증권사들은 하이닉스주식을 적게는 수백만주 많게는 천만주 이상을 수익증권이나 실물 형태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것은 과거 하이닉스 사태 당시에 미매각으로 떠안았던 수익증권중에 하이닉스 전환사채가 기초자산으로 들어 있었고, 이 채권이 지난 4월경에 출자 전환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하이닉스주식의 가격은 지난 4월 출자전환 당시에 비해 두배 이상 상승했다.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 신주 상장이 있었던 4월 18일 하이닉스의 종가는 4580이었고, 어제 종가는 9150원이었다. 이 차익은 고스란히 증권사의 수익으로 들어가게 됐다. 하이닉스 사태로 어쩔수 없이 미매각으로 떠안아 골칫거리였던 하이닉스주식이 이제는 톡톡히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증안기금 평가익 자본조정으로

증권사들 “좋다 말았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은 각 증권사 회계담당자에게 증시안정기금평가손익을 자본조정으로 회계처리하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은 “기업회계기준서 제8호(유가증권) 제정당시 증안기금 평가방법에 대해 증권업 회계처리준칙과 충돌이 있어 그동안 이에 대한 회계처리가 불명확했다”며 “회계연구원, 회계제도실 민원회신을 통해 기업회계기준서를 우선 적용하기로 명백히 못을 박았다”고 전했다.

이 결과로 증권사들이 기대했던 증안기금 평가이익의 손익반영은 물거품이 됐다. 증권사 한 회계담당자는 “이제 겨우 주식시장이 살아나 증안기금 평가이익이 손익에 도움이 좀 돼나 싶었더니만, 이런 기대도 한순간에 사라졌다”며 아쉬워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증안기금은 주식시장침체로 평가손이 많이 나 증권사들의 손익에 마이너스로 크게 작용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이미 증안기금평가손익이 자본조정으로 회계처리가 바뀔 가능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올해 은행 1분기 회계처리 당시 은행측에서 금감원과 회계연구원에 이에 대한 질의를 한 바 있었고, 금감원은 이를 자본조정으로 회계처리하라는 회신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신에 따라 은행들은 이미 1분기 회계에 이를 반영했고, 증권사들도 이미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증권사들은 지난 4월과 5월 경영실적 공정공시에서 증안기금 평가이익을 손익에 반영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중에 빠질 줄 뻔히 알면서도 손익을 부풀린 셈이다.



■ 하이닉스평가익 회계처리 ‘논란’

증권사들의 올 1분기 당기순익에 하이닉스주식이 큰 공헌을 할 전망이지만, 이에 대한 회계처리문제는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주식의 평가이익을 어떻게 회계처리할 것인가에 대해 금감원 내부에도 약간의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회계감리국은 하이닉스주식이 편입된 미매각 수익증권을 단기매매증권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기업회계기준서 8호에 따라 이 주식의 평가이익을 자본조정항목으로 넣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감원 증권감독국은 편입자산에 대한 충분한 상각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유동자산으로 볼 수 있다며 하이닉스 주식 평가이익을 당기순익에 반영시킬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이닉스 주식을 비교적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현대, 대우증권은 평가익에 대해 1분기 당기순익에 반영시키기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주식의 가격변동이 지나치게 큰 점, 출자전환당시 이 주식을 2006년까지 처분할 수 없다는 옵션이 붙었던 점 등 때문에 이들 증권사들은 회계처리에 적잖은 고심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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