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7일로 이미 마감한 SK글로벌 CBO 신청이 오는 30일 오전 투신권에 한해 허용된다.
SK글로벌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지난 20일 CBO 신청여부 의사결정에 있어 일반채권자와 다른 특수성을 주장, 시한 연장을 요청한 투신권의 의사를 받아들여 30일 오전에 한해 CBO 신청을 추가적으로 받기로 했다.
투신업계에 따르면 CBO 신청문제와 관련, 마감시한을 은행, 보험 등 타 채권금융기관들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자신들의 특수성을 고려해 CBO 추가신청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신권이 주장하는 특수성이란 경제적 귀속주체로서의 실질적 채권자와 명목적 채권자가 다르다는 점이다. 은행 등 타 채권금융기관들과 동일하게 개별 투신운용사도 채권단 회의에서 채권자로서 하나의 의결권을 가지긴 하지만, 실질적인 채권자는 수익자들이란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따라서 펀드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CBO 신청 문제를 수익자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투신운용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투신권의 이러한 요청에 대해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투신권에 대해서만 CBO 신청 시한을 연장하는 것은 채권자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처음에는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투신권의 거듭되는 요청과 주장이 일견 타당한 면이 있어 이 문제를 전체 채권단 서면투표에 부의했고, 20일 투신권에 한해 CBO신청을 추가적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투신권은 이달 30일 전까지 SK글로벌채권에 대한 캐시바이아웃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됐다. 또한 수익자 의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어 추후 이로 인한 분쟁 위험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한편 투신사 펀드에 편입된 SK글로벌 채권 상각률은 53.3%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신권은 동 채권 상각문제와 관련 수차례 회의로 갖고 SK글로벌의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가 46.7%라는 삼일회계법인의 감사의견을 고려, 53.3%의 상각률이 적정하다는 암묵적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펀드내 편입된 채권의 상각 문제는 사실 개별 투신운용사가 결정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운용사들간에 상각률이 제각각으로 결정되면 향후 수익자들과의 분쟁이 생길 여지가 많아 투신업계는 이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높은 상각률을 결정한 운용사 펀드 수익자와 낮은 상각률을 결정한 운용사 수익자간에 수익률 차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