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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로더투신운용 전길수 사장

배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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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6-22 00:12

“투자판단은 늦더라도 정도(正道)로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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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슈로더투신운용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가장 놀랐던 점은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이 너무 느리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동안 국내에서 알기로는 외국계의 투자방법은 의사결정이 신속하고 펀드매니져에게 모든 권한이 위임돼 있어 높은 수익률을 올릴수 있다는 것이었지요.”

국내 최초로 외국자본이 100 % 출자한 슈로더투신운용의 전길수 사장은 SK글로벌, 카드채 사태 등으로 위축된 국내 투신업계의 문제점을 질문하자 늦더라도 신중한 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슈로더의 투자전략은 금액의 다과를 불문하고 몇단계의 리뷰를 거치기 때문에 언뜻 보기엔 답답한 면도 있지만 고객의 재산을 소중히 여기는 철학이 담겨 있지요. 그것이 결국은 어려움을 피할수 있는 지혜라고 생각 합니다.”

전길수 사장도 초기에는 무척 답답했다고 한다.

슈로더의 의사결정과정은 독자 평가모델에 의해 충분한 데이타를 근거로 우선 기업이 검증되어야하고 그시기도 최근의 자료로 신용평가가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6개월이 지난 재무자료로 평가되고 있어 국내 기업의 평가를 하기가 어려웠고 그 평가기준도 영국 본사에서 하고있는 글로벌 평가기준과 아시아의 평가기준을 따로 적용 하고 있다. 평가가 된 이후에는 리스크관리 부서에서 재평가후 의사결정 기구에서 최종 결정하게 되니 의사결정이 늦는것은 당연하다.

국내에서 흔히 말하는 투자는 타이밍이라고 하는 사고와 좋은주식은 시기가 문제가 아니라는 근본적인 시각 차가 우리에게 시사하는바가 크다는 느낌을 준다.

인터뷰 내내 차분하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피력하는 전사장의 모습은 흡사 슈로더의 느긋하면서도 신중한 투자전략을 닮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국내 투신업계가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단기적 시각을 버리고 정도를 걷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사장은 역설하면서도 그렇게만 할수없는 국내 투신의 현실적인 한계도 안타까워 했다.

“지난 3월 SK글로벌, 카드채사태 등으로 촉발된 펀드 대량환매 사태는 어찌보면 예견된 인재(人災)였습니다.

이런 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시그날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포착되고 있었습니다.” 전사장은 과도한 MMF 경쟁 등 업계의 비정상적 행태의 문제점과 이로 인해 발생할 지도 모를 재앙을 누구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이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가장 문제라고 주장한다. 일종의 폭탄돌리기였던 셈이다.

슈로더투신운용은 국내법인 설립이래 국내 회사채 중심의 공사채 펀드나 MMF는 아직도 취급을 하지않고 있다. 아직도 공사채 펀드나 주식형 펀드에 있어서 편입채권은 국공채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인 일이긴 하지만 이 때문에 펀드 환매 등 대부분 국내 투신운용사들을 지금까지도 괴롭히고 있는 문제들이 슈로더투신운용에게는 그저 ‘남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

안정자산 운용이 좋은지 몰라서가 아니라 국내 투신사들이 고민하는 수익율 하락의 문제에 대해서도 결론은 확인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 한다. 높은 수익을 노렸지만 결국은 더낮아 지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포기할 수 있는 용기와 장기적인 경쟁철학의 차이가 있을뿐이다.

슈로더투신운용이 국내에서 설립인가를 받은지 이제 3년째에 접어들었다. 전길수 사장은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슈로더투신운용은 설립 첫해인 2001년에는 초기 셋업(set up)비용때문에 19억원의 적자가 났지만 지난해는 4억원으로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전사장은 설립 3년째인 올해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느 경영자라도 설립이후 빠른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겠지만 진정한 흑자경영을 위해서는 고객에게 의문없는 믿음을 심어 주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한다. 특히 운용을 믿고 맡길수 밖에 없는 투자신탁제도 하에서는 이길만이 실길이라는 것을 슈로더의 정신에서 배웠다고 한다.

“지금도 영국 본사에서는 오히려 무리하지 말 것을 주문하더군요. 한국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하는 슈로더 본사는 장기적 안목에서 전폭적 지원을 하고 있어 든든합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고객들이 다른 투신사보다 신탁보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견지해온 슈로더의 운용과 영업전략을 믿고 맡겨주는 고객이 늘고 있어 더욱 확신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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