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쉽, 분석력, 파트너쉽 CFO가 갖춰야 할 덕목
국제적인 정치 불안과 세계경제의 침체로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경제 활동의 측면만을 본다면 기업의 재무 혁신과 건전성, 그리고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최근 발생한 SK글로벌 분식회계, 지난해 엔론, 월드컴의 사례들을 국적을 막론하고 수많은 기업들이 부실공시와 분식회계를 해 기업경영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켰고 이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손실은 추산이 불가능한 수준에 달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러한 불신을 회복하고 기업의 정도 경영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CFO제도의 조기정착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내 기업들의 CFO제도의 도입 추세와 향후 발전 과제를 함께 모색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leading CFO 연속 탐방을 기획했다. <편집자 주>
“인재 양성은 현대 CFO의 중요한 과제”
“CFO는 단순히 재무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임원이 아니라 직원들이 자신들의 능력과 직무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찾게 해야 한다” 이랜드의 조희상 전무(CFO)〈사진〉가 말하는 새로운 시대의 CFO상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이 기존의 재무, 회계 담당자와 CFO를 구분하는 가장 기본적인 차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조전무는 이랜드 내에서 중점을 두는 것이 직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향상시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지식에서부터 전문 분야에서 습득해야 하는 지식과 정보에 대한 학습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직원들의 교육 과정으로 삼고 있다.
즉 지식경영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비전을 직원 스스로가 파악하게 하는 것이 CFO의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조전무는 “직원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재료들이 있는데 성과라는 것은 이러한 재료들을 통합한 결과물”이라며 “이 과정에서 비용과 자원을 적절히 배분해 최대한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CFO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CFO 후계자 그룹을 양성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전무는 “동양과 서양의 다른 점은 전쟁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동양은 조직의 우두머리가 조직의 제일 뒤편에서 지휘를 하고 서양의 경우에는 최전방에서 지휘한다. 서양의 경우 만약 우두머리가 전투중 사망하더라도 뒤를 이를 인재들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인재풀(Pool)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다 보니 오랜 시간과 정성을 쏟아 육성한 인재들, 특히 예비 CFO들이 다른 조직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른 조직에서 스카우트를 할 정도로 충분히 교육을 시켰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다른 조직에서 이랜드 출신의 재무 담당자들이 절대적인 환영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에 기여도 높은 고객에게 그만큼 혜택 베풀어야”
조전무는 어떤 고객도 중요하지 않은 고객은 없지만 모든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현재 마케팅 비용의 절대수는 광고 비용인 것이 우리 기업이 처한 문제점”이라며 “고객의 입장에서는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하면서 우리에게 중요한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고 조전무는 강조했다.
이랜드의 경우에도 이른바 ‘20대 80’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17%의 고객이 전체 수익의 75%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어서 이들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조전무는 “수박의 크기를 측정하는데 중요한 것은 30cm자가 아니라 무게를 재는 저울”이라며 “철저한 고객 차별화만이 충분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고객에게 재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전무는 고객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필요 이상의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가장 지양해야 하는 전략이라고 말한다. 기업과 제품에 대해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에게 집중적으로 비용을 지불한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최대한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경영의 기본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은 이익을 반드시 사회에 환원해야”
그리고 일반 고객과 사회에 대해서는 사업과 경영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되돌려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전무는 강조한다. 조전무는 “이랜드의 경영 이념에서 나타나듯이 기업은 반드시 이익을 실현해야 하며 이렇게 획득한 부의 일정 부분은 반드시 사회적 이익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입장에서 이익 창출은 해당 기업의 관계자는 물론 사회적인 부의 생산이라는 측면에서 중차대한 업무라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기업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은 고객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수익의 일정 부분을 고객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편법과 부정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조전무는 말했다. 조전무는 “이랜드의 경우에는 결제서류 등이 사라진지 오래됐다.
업무와 사안에 따라 직원 개개인에게 최대한의 권한 이양을 한 셈”이라며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실적이 저조하다면 보상을 덜 받고 일정 부분 인사상의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실적을 위해 편법으로 영업을 하다가 적발되면 퇴사조치를 당하는 등 정도 경영, 정직한 영업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업 풍토는 시장의 초기 진입시에는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 최후의 승자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전무는 확신했다.
“CFO제도는 원칙이 통하는 사회로의 지름길”
규제완화, IT 기술의 발달, 겸업화 등으로 인해 기업의 경쟁 환경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조직의 임원들에게는 더 많은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조직 부서의 역할도 변하고 있는데 자신의 부서가 실적을 기록해도 다른 부서의 부진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발생한다. CFO는 재무부서의 임원이 아닌 경영과 마케팅의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
조전무는 CFO제도의 도입은 조직적 청렴성과 정도 경영의 시작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CFO는 단순히 재무, 회계적인 관리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조직 전반의 신뢰를 구축하는 선봉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불신의 중심에 서 있는 CFO가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가치 창조의 리더로 서기 위해서는 CFO의 지식화가 이뤄져야 하며 이를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뒷받침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환란의 책임은 분명히 CFO에게 있어”
조전무는 90년대 후반 한국외환위기의 상당 부분은 CFO에게 책임이 있다고 평가했다. “CFO가 기업의사결정자의 일원으로서 재무자원의 생산성이 매우 낮은 곳에 재무자원을 배치해 투자의 부실을 초래했다”며 “더욱이 CFO는 관리 대상이 되는 사업과 업무에 대해 제대로 된 측정을 하지 못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측정된 지표 자체가 정직하지 못해 불신을 유발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결국 CFO의 과업이 재정의 되지 못하고 그 과업에 기초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기업의 금융위기는 언제든지 재발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조전무는 리더쉽, 분석력, 그리고 파트너쉽을 CFO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자질이라고 정의했다. “조직 내부에서 이미 발생된 정보를 수립하는 기능 수준에서 벗어나 핵심 경제 동인의 발견과 사전 제시로 기업의 성과를 유도해야 한다”며 “여기에 기업 내외부에 존재하는 기회요소와 위험요소를 판단해 적합한 인재를 찾아 과업을 부여함으로써 이익을 창출하고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희상 전무 약력>
조전무는 57년생으로 전남대 경제학과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82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86년부터 95년까지 대신인터내셔널 대표를 거쳐 96년 이랜드로 자리를 옮겼다.
이랜드 내에서는 그룹 CFO겸, ㈜이랜드 시스템즈, 리틀브렌, 이천일아울렛 등의 등기이사를 겸하고 있으며 지난 2002년부터는 사단법인 한국 CFO협회 이사 겸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2001년에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발생하는 ‘CFO Asia’로부터 아시아 최고의 CFO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랜드그룹 손익계산서>
(단위 : 백만원)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