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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에스크로우 서비스’ 다시 활성화

김미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4-09 18:45

수수료 책정, 고객 민원 해결 방법 등 과제도 많아

전자상거래 사기 사건으로 법제화 움직임



은행들이 전자상거래에서 지급을 보증하는 에스크로우(Escrow) 서비스를 다시 보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인터넷쇼핑몰 사기 사건 등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관련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1~2년이 지났지만 이용자가 거의 없었던 에스크로우 사용이 활성화되면 수수료 수익과 거래 고객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부대 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은 PG(지불중계) 회사나 쇼핑몰들을 통해 전자상거래에서의 지급을 보증하는 에스크로우 서비스를 제공하면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기업, 개인 등의 고객과 예금을 유치할 수 있다. 공신력 등을 따져볼 때 은행은 가장 믿음직한 에스크로우 서비스 기관이라는 것이 금융권과 관련업계 사람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우리, 하나은행 등은 기존의 에스크로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8일, 본점 5층 강당에서 인터넷쇼핑몰 업체 등을 대상으로’우리에스크로 서비스(www.woo riescrow.com)’에 대한 사업설명회를 실시했다.

이에 앞서 7일에는 국내 최대의 디지털카메라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지탈인사이드와 업무제휴를 맺고 ‘우리에스크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에스크로우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쇼핑몰 업체들이 대체로 영세해 이용률이 미미했다. 그러나 에스크로우의 의무화, 법제화 움직임 때문에 수요가 늘어나자 B2C, C2C 등 개인간 거래부터 사업을 본격화하고 올 하반기에는 B2B까지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거래금액의 0.1% 내외를 에스크로우 서비스 수수료로 받을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약 2년전 에스크로우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이용 고객이 거의 없었다. 얼마전 반값 할인 가격에 물건을 판다며 9만여명의 회원을 모은 뒤 약 490억원의 돈을 가로챈 ‘하프플라자’ 사건이 발생하자 에스크로우 서비스 이용 문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개인 고객이나 CP(컨텐츠 프로바이더) 업체들이 걸어오는 문의 전화가 하루 평균 4~5통 정도다. 전에는 문의전화도 없었다.

하나은행은 에스크로우 서비스를 재정비해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 신한, 외환은행은 약 1년전 부터 기업인터넷뱅킹과 연계해 주로 B2B 분야의 에스크로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B2B 분야에서는 에스크로우가 이미 필수 서비스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에스크로우 서비스 시행 여부와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6조 5340억원이다. 전경련의 지난해 말, 전망에 따르면 올해 전자지불 시장규모만 17조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전자상거래로 인한 사기사건도 급증하고 있다. 2001년 발생한 전자상거래 사기 사건은 3만 3289건, 2002년은 6만 68건으로 한해 사이에 피해 건수가 3배 가량 늘어났다.

올해 초, ‘하프플라자’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는 공정위와 한국소비자보호협회 등이 에스크로우 서비스를 쇼핑몰의 의무 사항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일 하프플라자가 에스크로우 서비스를 제공하는 PG업체나 은행과 연결돼 있었다면 고객들이 물건을 받기 전에 돈을 지급해서 피해를 보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소보원 자료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의 가장 많은 피해 유형이 ‘물품의 미(未)인도 및 인도 지연’으로 드러나 에스크로우 서비스의 유용성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에스크로우 서비스의 효용성은 입증됐지만 시장은 아직 혼돈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쇼핑몰들이 에스크로우 서비스를 이용하자면 어떤 식으로든 고객의 비용 부담이 높아져 인터넷업체의 강점인 ‘저가 정책’에 치명타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민원 해결 방법이라든지 검증 절차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에게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에스크로우 수수료를 거래금액의 0.1%로 책정하려 했으나 영세 쇼핑몰들의 이견이 많아 10만원 이하 구매 금액에 한해 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에스크로우란 은행 등 지급보증기관이 구매자와 판매자의 거래를 중개해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즉 쇼핑몰에서 상품을 고객이 구입할때 지급보증기관은 쌍방의 매매 및 지급행위가 실제로 이루어졌을때만 보관하던 대금을 지급한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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