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들의 중장기외화차입 여건이 악화되면서 은행들이 앞으로 3개월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채와 관련, 수급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라크전, 북핵문제 및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국내 은행들이 외국으로부터 빌려온 외화를 갚을 능력이 되는지 국내외 금융당국 및 은행권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3일 은행권의 경우 북핵과 관련한 국가위험의 부각,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으나 지금은 20억∼30억달러의 여유자금을 외화 콜시장에서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통화스왑 및 환스왑시장도 3월 중순 해외 차입 악화로 은행권의 외화조달 수요가 스왑시장에 집중되면서 크게 경색됐으나 차츰 정상 회복돼 3월말 현재 FX스왑 스프레드는 2.9원으로 정상치(약 3.0원)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산업은행 국민은행도 최근 외화차입가산금리가 상승해 중장기 외화차입은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해 해외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점차 호전, 이라크전이 단기전에 끝날 가능성과 북핵문제 등이 3분기내 완화된다면 정상적인 외화차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은행 관계자들은 “그러나 일부 언론이 마치 은행들의 외화유동성이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처럼 보도해 해외투자기관들에게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외화차입포기’ 같은 극단적인 표현은 삼가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은 외환운영팀 오동철 차장은 “은행들이 단기상환해야 하는 외화는 말 그대로 단기적인 문제로 그만큼 유동성이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숫자상 얼마인지는 별로 중요한 상관계수가 될 수 없다”며 “은행들이 이번달 상환해야 하는 외채규모가 30억달러 내외로 그리 크지 않고 국내 은행들이 외화를 조달하지 못할 만큼 시스템이 취약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편 재경부에 따르면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 3월 12일 장중 한때 2.45%포인트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무디스의 은행신용등급 유지, SK글로벌 관련 국내금융시장 불안의 조기 진정, 미·이라크 전쟁 개시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등에 따라 최근 1.6%포인트대까지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김영수 기자 ky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