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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IT투자 ‘제2 IMF’ 맞았다

김미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3-26 21:19

행별 20~30% 예산 삭감…신규 사업 엄두 못내

최근 3~4년간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던 은행권 IT투자가 SK글로벌 파문과 이라크 전쟁이라는 서리를 맞고 주춤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은행들은 자체 경영계획 방안에 따라 IT 투자예산의 20~30%를 삭감하거나 투자 순위를 재조정하고 있어 ‘제2의 IMF’라 할 정도로 IT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현재 예산을 삭감하기로 결정한 곳은 외환, 하나, 기업은행 등이며 이를 검토하고 있는 곳은 국민, 우리은행 등이다.

외환, 하나, 기업은행은 행내 모든 업무 부서의 올해 예산을 20~ 30% 삭감한다는 방침아래 IT예산 중에서도 불요불급한 프로젝트 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외환은행은 자동화기기, 방카슈랑스 등 외부 영업력을 강화하는 시스템 투자는 그대로 두고 KMS (지식정보관리시스템) 등 내부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는 축소할 방침이다.

다만 외부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스템이라도 올해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라면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차세대, 외환업무시스템 등 은행 경쟁력과 직결되는 필수 인프라에 대한 투자만 계속한다.

하나은행은 1200억원의 예산을 1000억원으로 줄였다. 옛 서울은행의 노후 자동화기기 교체 계획을 잠정 보류했으며 PC, 프린터 등의 구입 수량을 줄이기로 했다.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계획도 연기했으나 그룹 차원에서 지주회사 설립 방침을 굳힌다면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 차세대시스템 구축 계획은 당분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기업은행 역시 예산을 20% 정도 줄이기 위해 투자 항목을 재검토하고 있다. 차세대, 중소기업 지원 관련 시스템, 인터넷뱅킹 등 장기적으로 계속 추진해야 하는 사업과 은행 경영과 관련이 깊은 필수 인프라를 제외한 사업은 뒤로 미룰 방침이다.

농협, 한미은행 등은 비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하지는 않았다. 신한 조흥은행은 합병 문제 때문에 올해 초, 아예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아 따로 조정할 예산이나 프로젝트가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사업은 정해졌지만 예산 담당 부서에서 돈을 내놓으려 하지 않아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며 “IMF 당시 확정했던 IT예산에서 30%가 깎여나간 이후 이렇게 비용을 인위적으로 줄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며 사실상 제2의 IMF를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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