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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대란은 오는가”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3-22 19:07

이재웅 부총장(성균관대학교 경제학부)

작년부터 지속되던 신용카드 연체율의 급등세가 올해 들어서도 꺾이지 않고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은행계 신용카드의 경우 연체율(1개월 이상)은 지난 2001년말 4.1%였으나 작년 9월말 7.2%로 그리고 지난달말에는 11.9%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앞으로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한 연체율의 개선을 기대할 수도 없다. 신용카드 관련 신용불량자수도 168만명이나 된다.

신용카드사의 적자 누적과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조달 금리가 상승하면서 차입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이같이 카드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카드사들이 파산을 겪게 될 우려가 적지 않다. 이미 카드사가 발행한 채권 및 기업어음(CP) 등이 부실화되어 자금조달이 매우 어려운 상태이다. 특히 카드사가 발행한 사채 및 기업어음을 인수해준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져 “제2의 금융위기”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1997년 금융·외환위기가 기업대출의 무분별한 확대가 원인이었듯이 이번에는 가계대출 및 신용카드의 부실화가 금융위기를 재발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불안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의 위기는 그동안 카드를 남발하고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을 무분별하게 확대해온 때문이다. 물론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서 소비를 촉진하고 국세청이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한 것도 카드부실화의 주요 요인이 되었다.

작년 1/4분기에 100조원을 돌파한 신용카드 관련 대출이 최근에는 약 150조원에 달한다. 카드관련 대출의 이같은 폭발적인 증가는 카드산업의 병리현상을 나타낸다. 무엇보다도 신용카드의 남발, 남용에서 부실화로 이어지는 일차적인 책임은 카드사에 있다. 1년전까지만 해도 카드사용에 따르는 연회비 및 연체이자율이 높기 때문에 연체율이 높아도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커다란 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급등하는 카드연체율과 부실화로 카드사의 고수익은 더이상 지속될 수 없다. 여기에다 카드부실화를 억제하기 위해 정책당국이 건전성 감독을 강화한 것이 오히려 카드사의 부실을 앞당겼다.

정부는 위기에 처한 신용카드사들의 경영부실을 만회하도록 대주주를 중심으로 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을 유도하고 있다. 한편 일시적인 신용카드 연체자들에게 갱생의 기회를 주도록 대환대출 기간이 최고 5년까지 연장된다. 카드사들도 경영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 각종 수수료율을 올리기로 했다.정부는 카드사의 현금대출 50% 제한규정의 준수시한을 1년 연장하고 4월부터 시행예정인 적기시정조치의 연체율기준도 완화할 방침이다. 이러한 정부대책에도 불구하고 카드사 부실이 확산되고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통해 은행에 자금을 지원하고 자산관리공사에게 카드사의 부실채권 매각에 참여토록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로 급한 불은 끄더라도 근본적으로 카드산업의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예컨대 당장 돌아오는 부실대출을 대환해주고 상환기간을 5년까지 연장해주는 것은 ‘언발에 오줌누기’식으로 당면한 부실을 몇년 연기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 목적을 위해서 카드자산의 건전성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카드부실화를 해소한다기보다 미루고 키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의 신용불량자 처리도 마찬가지이다. 끊임없이 양산되는 신용불량자들의 기록을 말소하고 주기적으로 신용사면을 베푸는 것으로 신용질서가 개선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조치들이 도덕적 해이를 심화시켜서 신용불량자를 더욱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

근본적으로 카드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자산건전성 감독을 강화하여 신용카드의 남발과 남용이 억제되어야 한다. 또한 마구잡이식 신용불량자의 구제나 선심성 개인워크아웃제도 등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는 카드대란에 따른 신용경색을 해소하기 위해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고 하지만 그동안 과도하게 늘어난 유동성이 오히려 외환위기의 원인이 된 것 같다. 근본적인 신용카드산업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개인신용평가제도를 확충하고 자산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면서 카드사용자에 대한 신용관리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재웅닫기이재웅기사 모아보기 부총장(성균관대학교 경제학부)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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