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positiv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조정하면서 금융계에서는 ‘4월 국제신용대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곧바로 신용등급이 내려가는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상향 조정 가능성 있음), 안정적(현수준 유지), 부정적(하향조정 가능성 있음) 등 3단계로 나눠진 등급전망에서 최하위 단계로 떨어짐에 따라 신용등급 자체가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
특히 무디스뱅킹팀이 다음주부터 국내 은행들에 대한 정기실사를 벌인 후 4월께 국가신용등급 재조정을 위해 재방한할 예정에 있어 그동안 북핵문제 등 국내외여건이 호전되지 못 할 경우 신용등급 강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3대 신용평가기관인 피치 및 S&P도 국내외 불안요인이 제거되지 않을 경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시사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실제로 무디스 발표가 있은 후 아시아시장에서 한국의 외평채 가산금리가 8bp정도 오른 것으로 파악됐으며 금융권 국제채권도 이에 연동 5∼7bp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4월까지 북핵문제 등 국내외 불안요인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이같은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채권가산금리 상승은 정부 및 금융기관들의 장단기차입금리 상승 부담으로 이어져 국제투자 등 금융산업위축을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4월 1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 차환발행을 앞두고 있는 정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국제금융시장 여건의 악화로 해외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을 취소하고 3월중 국내 발행으로 선회한 국민은행은 ‘국내에서 소화되지 않을 경우 해외발행을 검토했으나 무디스 발표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달말과 다음달 금융채를 발행하거나 외화차입을 준비했던 산업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올해 외화차입을 아예 동결키로했으며 하나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차입계획 및 발행물량을 재검토하고 있다.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에게는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큰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이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실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무디스 조치로 이날 단기적으로 외평채 및 금융채 등에 대한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현상을 보였다”며 “앞으로 있을 무디스, S&P 및 피치 등 세계3대 신용평가기관들이 국내외 여건의 개선 정도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에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금융기관별 또는 시나리오별로 세워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도 “국가신용등급 여파로 금융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비관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국내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적극적인 IR을 통해 신용평가기관과 인식의 차이를 해소하고 신용평가사들의 기준 및 성향을 제대로 파악해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신용등급 제고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 발표 이후 금융시장 영향 추이>
(자료: Bloomberg, Reuters, KCIF)
김영수 기자 ky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