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익구조 악화로 생존에 대한 위협마저 받고 있는 국내 증권사들이 그간 약정 점유율 경쟁 등 양적 성장위주 정책에 대한 한계와 문제점을 인식, 이를 지양하고 내실 위주의 질적 성장으로 눈을 돌린데 따른 결과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과 한화증권이 실질적인 의미의 목표관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대우증권 등 일부 대형사들이 일부 관리부서에 한정해 이 제도 도입을 시도한 적이 있다.
그러나 업적에 대한 계량화의 어려움, 생소한 제도에 대한 조직 구성원들의 두려움과 저항이 예상돼 도입이 무산되는 등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이 제도가 도입된 적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0년 TOP3의 비전을 밝힌 바 있는 교보증권은 올해를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구현하는 원년으로 삼고 목표관리제 등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제도들을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교보증권 김혁주 기획담당이사는 “올해는 국내 증권업계에게 있어 생존의 기로에 서는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기 때문에 과감한 조직개편과 신제도의 도입이 증권사들 사이에서 앞다투어 이뤄질 것”이라며 “이러한 맥락에서 교보증권도 올 3월경에 조직개편과 아울러 목표관리제를 도입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도 올 3월부터 목표관리제를 도입키로 했다. 9일 한화증권 안창희 사장은 취임사에서 “경영에 대해 CEO와 임직원간 뿐만 아니라 임원과 팀장간 MOU를 체결하여 그 성과에 대해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장은 한화증권으로 취임하기 직전 대한생명 인수 실사팀장을 역임했었는데, 실사과정에서 대한생명이 시행해 오고 있는 목표관리제 등 많은 제도들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참고로 목표관리제(MBO : Management by Objectives)는 조직과 조직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해 조직의 단기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라 조직활동을 수행토록 하며, 활동의 결과를 평가, 보수와 진급 등에 피드백 시키는 관리체제를 의미한다.
이 제도는 조직 구성원들의 활동을 조직 목표의 성취에 집중시킴으로써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고, 구성원간의 역할의 모호성과 역할간 충돌 갈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적절한 피드백을 통해 구성원의 사기를 제고하고 직무의 안정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관리 등 일부 분야는 목표와 성과를 측정하기가 쉽지 않아 도입상의 어려움이 많다. 또 자칫하면 구성원들이 높은 수준의 목표설정을 회피하고, 결과를 계량화할 수 있는 업무에만 주력하는 등 문제점도 있는 제도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