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차원의 업무 통합과 이른바 ‘하나·서울 양 은행 직원 간의 벽 허물기’는 속도를 더하고 있지만 노조의 단일화 문제는 통합의 시기와 방법을 놓고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옛 서울은행 노조는 오는 5월 전산통합이 이뤄지기 전에 통합을 이루자는 주장인 반면 하나은행은 서두를 것이 없다는 입장으로 이견을 좁히기 힘든 상황이다.
9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두 은행 노조간의 통합 문제로 서울-하나은행의 물리적, 화학적 융합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합병의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던 서울은행 직원의 감원 문제가 해결되면서 순항을 거듭했다. 단순한 금융업무부터 당장 시작할 수 있는 통합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국내 은행간 합병의 새로운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노조의 통합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힘든 과제임을 드러내고 있다.
옛 서울은행 노조는 직원들의 화합을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조의 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오는 5월 전산 통합이 마무리되기 이전에 노조가 통합되지 않으면 사실상 노조의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다.
전산이 통합되면 본격적으로 두 은행의 인사관리가 강화될 것이고 지부장 선출 등 정상적인 노조활동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반면 옛 하나은행 노조는 위원장 선출 방식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시간이 지체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勞勞 갈등’의 양상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다른 합병은행의 경우에 비춰 노조의 통합은 국내 합병 은행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인 만큼 조기에 처리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 노조 간부는 “어차피 두 조직을 하나로 만든다면 조기에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