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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和’의 참 뜻처럼

김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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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1-04 18:48

[김병규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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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거리 주의는 인간의 타고난 3가지 본성 때문에 생긴다”는 말이 있다. 런던 비지니스 스쿨의 니겔 니콜슨 교수가 그의 저서 ‘경영자 본능(Executive Instinct, 세계경제연구회 역)’에서 주장한 말이다. 첫째, 인간은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어하는 강한 ‘그룹 지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속한 그룹과 동일시하고 거기서 만족을 느끼고 싶어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이유에서 씨족 생활이 유지된다는 것이 니콜슨의 해석이다.

둘째, 인간은 목록을 선호하고 범주를 나눠 생각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류의식은 어떤 동물은 위험하고 어떤 사람은 믿어서는 안된다고 각자가 멋대로 규정해 버리는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사회적)지위에 대해 강한 욕심을 갖고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이 같은 세 가지 특징은 사람들 간에 차별을 두어 조직 내의 사람과 조직 밖의 사람을 구분하는 사회적 차별의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는 것이 니콜슨의 주장이다.

한마디로 인간은 강한 패거리 습성에다 남과 나를 구분하는 분별심, 그리고 명예욕이 강한 동물이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안정 속의 개혁’바라는 계층 늘어나



새 정부의 정권 인수위가 본격 가동하려는 지금 초장부터 경제계는 크게 긴장하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가 “대기업 구조조정본부의 필요성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말 한마디 때문이다. 경제계는 이 발언을 ‘대기업 구조조정본부의 해체’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함으로써 사태가 확산되는 양상이며 전경련은 적극 대응할 태세다. 인수위 측은 경제계의 이 같은 움직임을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지만 사태는 쉽게 진정될 것 같지 않은 모습이다.

새 정치를 표방하는 새 정부로서 국정의 현안을 세밀하게 파악하여 여러 가지 대책과 방안을 마련하고 국민모두가 이해하고 동참할 청사진을 제시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인수위가 숙고해야 할 사안이 있다. 변화와 개혁도 좋지만 이제는 안정도 감안한 ‘안정 속의 개혁’을 바라는 국민이 과거보다 많아졌다는 점이다. 개혁의 피로증상은 아닐지 모르지만 YS집권 이후 지난 10여년 동안 똑같거나 비슷한 양태로 지속돼온 개혁과 변화를 밀어붙이듯 벌이는 것에 대해 혐오감을 가진 사람이 늘어나는 듯하며 이제는 추진방식만이라도 새롭게 바꿔 주길 바라는 계층이 늘어나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앞서 지적한 ‘구조조정본부 해체론’은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할 정책이 아니었나 싶다. DJ정부초기 대기업의 비서실 폐지를 단행했지만 그것이 어떤 면에서 무슨 효과를 거두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기업주의 음성적 재산상속을 근절하는 것 등이 목적이라면 상속세법, 증여세법 등을 개정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국민 마음 ‘하나’로 모으도록


국내외의 많은 인사들이 지적하듯이 개별기업의 내부경영에 속하는 사안 등은 자율적 판단에 맡겨 두는 것이 큰 정치를 이끄는 자세이며, 국민이 기대하는 것처럼 해야할 일이 무수하게 놓여있고 가야할 길이 먼 새 정부가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닐까 판단된다. 그것이 강자다운 모습이다.

옛말에 ‘군자는 어울리되 패거리를 짓지 않고, 소인배는 패거리를 짓고 어울리지 않는다(군자화이부동 君子和而不同, 소인동이불화小人同而不和)’는 가르침이 있다. 대인다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진 사람은 어울리되 다투지 않고 패거리를 짓지 않는다는 것이다.

흔히 동(同)과 화(和)를 합쳐 쓰고 있지만 이 두 단어엔 차이가 있다. 서로가 끼리끼리 무리를 이루는 것을 동(同)이라고 하는데 여기엔 편협, 배타, 미움 등이 들끓으면서 패거리가 생기게 마련이다. 소인배들의 짓거리가 대개 그렇다. 반면 화(和)는 서로의 출신성분이나 학연, 지연 등 연(緣)이 다르더라도 함께 뭉치고 어울리고 화합하는 것을 일컫는다.

새 시대를 열어갈 새 정부는 이 시대의 새 정신이 무엇인가를 깊이 연구하여 차별, 배타 없이 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데 노력을 경주해 주길 바란다.

<주필>



김병규 기자 bk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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