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빅 은행들보다 보수적인 영업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금융지주, 하나은행, 신한금융지주 등 국내 4위권 은행들은 내년도 경영계획을 순조롭게 짜고 있는 반면 조흥, 외환, 한미, 제일은행 등 피인수 합병이 예상되는 은행들은 대형은행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따라서 이들 ‘4弱 은행’들은 수차례 경영전략 회의를 거쳐 내년 1월중에나 경영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흥은행 매각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며 국내 2위 은행으로 급부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신한지주는 내년, 올해 대비 13.1% 증가한 88조9256억원으로 자산을 늘리고 당기순익은 올 추정 이익 5785억원 보다 26.3% 증가한 7304억원을 목표로 했다.
이를 통해 내년 총자산이익률(ROA)은 1.08%(올해 추정 0.97%),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8.5%(올해 추정17.4%)로 예상했다. BIS비율 및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10.5%와 2.5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은행과 합병한 하나은행은 내년도 총자산을 올해 88조6000억원보다 16.3% 증가한 103조4000억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당기순이익도 9020억원으로 올해 4727억원보다 90.8% 증가할 것으로 보았다. ROE는 올해 18.9%보다 12.6%P 상향된 31.50%, ROA는 0.86%에서 0.25%P 상향된 1.11%로 각각 전망했다.
우리지주도 내년에는 총자산을 136조6000억원으로 늘리고 영업수익 및 당기순이익은 각각 4조7348억원, 1조2308억원을 목표로 했다. 또 ROA는 1.0%, ROE는 21.5%를 각각 달성할 계획이다.
반면 국민은행은 2003년 경영계획을 최근 내부적으로 작성해 놓았지만 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들 빅 4은행들과는 달리 외환, 한미, 조흥, 제일은행 등은 내년도 사업계획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중장기목표를 발표하며 내부혁신을 계획하고 있는 외환은행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어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경기 불확실성과 하이닉스 처리 등을 이유로 논의시기를 내년 1월초로 연기했다.
한미은행도 최근 가계·기업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둔 보수적 사업계획안을 만들었으나 대주주들의 수정요청을 받아들여 다시 작성, 내년 1월 8일 이사회에서 사업계획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제일은행도 내년 1월초 이사회에서 사업계획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특히 조흥은행은 매각논의로 지난 26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조흥은행은 내년 경상이익 1조7000억원∼1조8000억원, 당기순이익 5000억원∼5500억원 등의 보수적인 사업계획안을 작성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내년중 거래소 이전을 추진중인 기업은행은 2003년에는 ROA 1.0% 이상, BIS비율 10% 이상, 무수익자산 1%대 유지, 총자산 80조원 이상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영수 기자 a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