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한생명을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육성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12일 선임된 신임 고영선(58) 대한생명 사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말로 포문을 열었다.
한화는 대한생명 인수대금을 내고 주주총회에서 고영선 사장을 비롯한 대생의 경영진을 선임함으로써 대생 인수를 공식 마무리했다.
고영선 대생 신임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3년 후인 오는 2005년까지 지급여력비율을 200%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총자산 규모도 45조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 보험영업 뿐만 아니라 중국시장 진출도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영선 신임사장은 종합금융그룹의 도약을 위해 신용카드사업에 진출할 뜻을 내 비쳤다.
한화그룹도 김승연닫기

그 만큼 대생을 중심으로 향후 한화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증권, 투신운용, 기술금융 등 기존 계열사에 대한생명과 함께 신동아화재까지 합치면 증권, 보험, 파이낸싱을 연결하는 금융계 ‘거대 공룡’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내년도 방카슈랑스 실시를 앞두고 막강한 자금력과 종합금융서비스를 앞세워 은행과 배타적 제휴를 추진한다는 복안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대생이 기존 영업 외에 앞으로 신용카드와 소매금융 부문 진출을 검토하는 등 금융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어 ‘원스톱 금융서비스’가 가능한 실질적인 종합금융그룹으로의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제조업 중심의 계열사를 거느려온 한화의 사업구조도 자연스럽게 금융, 서비스 부문으로 이동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화가 대생을 중심으로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공적자금 3조5500억원이 투입된 대생의 경영을 하루 빨리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김승연 한화회장이 전반적인 경영방향을 결정하고 영업과 자산운용 등 은 은행과 생보업계에서 오랜경험을 한 고영선 사장에게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고영선 사장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중국시장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해외영업과 중국시장에 밝은 인물이 사장으로 추가영입 될 가능성도 있다.
두번째로 앞으로 납부해야 할 인수대금과 정상적인 경영을 유지하기 위한 한화그룹 내 자금사정 이다. 한화컨소시엄은 인수대금 8236억5000만원 가운데 1차로 절반인 4118억원을 12일 오전 예보에 지불했다. 나머지는 2년 후인 2004년 12월12일까지 내야 한다.
한화는 97년부터 구조조정을 통한 자금운용으로 이미 7000억원의 가용자금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부동산 매각과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7000억원의 추가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 자금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화의 대생 운영의 성패는 시간을 갖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오릭스와 맥쿼리의 관계도 새롭게 정립해야 하고 1,2차 인수대금을 한화석유화학, 종합화학, 유통, 증권, 국토개발 등 5개 계열사가 나눠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확실한 입장정리도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승관 기자 sk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