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올해 6월부터 경쟁적으로 취급한 통화전환 옵션부 외화대출의 11월말 현재 잔액이 24억8100백만달러(3조원 293억원, 6일자 환율 1221원 기준)로 집계됐다.
행별로는 외화여신비중이 많은 외환은행이 8개월동안 7억달러를, 신한은행은 5개월동안 6억6000만달러를 취급했다. 우리은행도 취급 3개월만에 3억8000만달러를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통화전환옵션부 상품을 이용해 환율변동이 작고 금리가 싼 엔화차입을 늘리면서 은행들의 대출실적도 급증했다”며 “은행들의 외환영업 확대 의지에 따른 대출 경쟁 및 기업들의 수요가 있는 한 규모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상품은 단기외채 부담을 가중시키고 환율움직임에 따라 옵션행사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환율과 통화량에 일시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재무구조 및 환리스크관리 등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단기자금 재원으로 활용할 경우 경제상황에 따라 상환압박으로 인한 재무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은행들 또한 단기외채 증가로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같은 이유로 금융감독원 및 재정경제부는 최근 은행들에게 옵션부 대출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기업들에게 금리가 싼 옵션부 엔화대출을 늘리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가 된다”며 “하지만 규모가 는다고 해서 외화대출 용도를 제한하는 등의 제재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화대출 증가로 단기외채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은행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은행 스스로 점차 대출규모를 축소할 수 밖에 없는데 굳이 제재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은행들이 지난달부터 외화대출에 대한 융자대상을 외화자금 실수요자로 제한하고 있다.
한편 은행들의 전체 외화대출 규모는 지난해말 72억9000만달러였으나 올해 10월말 현재 133억6000만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10월 한달동안은 20억달러가 증가됐다.
<은행별 통화전환 옵션부 대출 현황>
(11월말 현재, 단위 :백만달러)
(자료 : 각 은행)
김영수 기자 a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