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은행 창구 텔러 여직원의 하소연이다.
은행街가 임단협으로 시끄럽다. 지금 받는 보수로는 못살겠으니 일한 만큼 복지, 급여수준을 올려달라는 요구다. 한미은행은 임금인상과 사무직군 폐지문제를 두고 협상을 벌여왔으나 이견차이를 좁히는데 실패해 노조가 지난 8일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으며 제일은행 역시 임금인상폭을 두고 은행측과 마찰을 빚다 지난 12일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일한 만큼 대우 받는 사회야 말로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니 만큼 격려의 박수라도 쳐주고 싶지 어긋장 놓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4000만원, 5000만원 연봉자 옆 자리에는 한 달에 80만원을 받는 파트타이머 여직원들이 묵묵히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왜 계약직 직원들의 임금문제는 임단협에서 거론하지 않냐는 물음에 한 은행 노조 간부로부터 솔직한 답변을 들은 적이 있다.
“계약직 직원들의 급여를 인상하려면 정규직 직원들의 급여 인상폭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조합원들이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임금 인상도 없고 수당도 없다. 바늘구멍 같은 정규직 전환 기회를 잡기 위해 열성으로 일하지만 혜택은 한정된 조건을 갖춘 몇몇에게만 돌아간다.
명퇴자들을 위로하는 동료들 틈에는 계약연장 거부로 짐을 싸는 계약직 직원들이 있다.
합병으로 정리되는 점포의 정규직 직원들은 타 영업점으로 옮기지만 계약직들은 대부분 ‘집으로’ 돌아가거나 또 다른 은행의 계약직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들은 한때 선배였고 후배였으며 지금도 동료들이다.
‘옆을 보라’ 그들도 당신의 동료다.
김정민 기자 a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