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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은행家 집안 (4) HSBC 정해원 기업금융본부장 (下)

구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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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11-24 22:39

60년대 은행원 준외교관 비자 받아…KAL기 상업차관 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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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정인보씨 초기 국제금융 개척…자녀들은 애로 겪어



지금까지 두번에 걸쳐 연재했던 김포정씨 일가의 은행 경력의 중심은 국제금융업무다.

정 본부장의 부친 정인보씨는 사실 우리나라 은행들의 외환, 국제업무 개시때부터 궤적을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9년 조선은행(한국은행 전신)에 입행한 정인보씨는 외국부 외자과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53년 한국은행 홍콩지점으로 나가면서 여러차례의 긴 해외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홍콩지점 개설에 몸으로 부딪히면서 난제들을 해결해 나갔다고 한다. 지점장은 후일 재무부 차관을 지낸 천병규씨였다. 정씨는 한은 생활 20년을 못채우고 한국은행 외국부가 분리, 외환은행이 설립되면서 직장을 옮겼다.

67년 외환은행에 부임하자 마자 받은 보직이 뉴욕지점장이다. 한편으론 지점개설을 하면서 외국은행들과의 코레스 계약을 체결하는 데 힘을 쏟았다. 당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 허준 외환은행장, 정승재 전북은행장, 이남직 외환은행 캐나다 현지법인 사장 등이다.

<사진 참조>

이때 해외 주재 은행원들은 준외교관 비자를 받는 신분이었다고 한다. 해외 공관도 많지 않아 본국에서 오는 정치인, 관료들의 외교 창구 역할도 은행 해외지점들이 담당하던 때였고 당시 집으로 찾아 온 높은 분들의 용돈을 받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아들 정해원 본부장은 말한다.

정인보씨는 70년대에 들어와서 경제개발계획 추진에 따라 기업 시설재 상업차관 도입등에 주력했고 코오롱, 동양나이론, 옛 선경 등 화섬업체들이 주요 수혜기업이었다. 한편 상업차관 도입시 대한항공의 비행기 구입자금을 어렵게 주선하기도 했다.

정해원 본부장은 몇 년전 효성그룹과의 업무를 추진하면서 당시 부친과 차입계약을 담당했던 임원으로부터 “은행 중역이 업체 담당자에게 그 두꺼운 차입계약서 조항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지적해 주는 것은 처음 봤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치밀하고 청렴하게 일했던 일화는 정인보씨의 형인 전 재무부 차관 정인원씨에게도 많다.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동양화재 사장으로 재직하다 퇴임하게 됐을 때 최근 타계한 한진그룹 조종훈 회장이 재직시 타고 다니던 벤츠 승용차를 그대로 타라고 배려했으나 거절하고 버스를 타고 다녔다.

처음으로 공개되는 일화이지만 정인보씨와 사촌인 강원산업 설립자 정인욱씨도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기획원 장관직 제의에 “나는 기업인이지 정치가가 아니다”라며 거부했던 것처럼 청렴하고 자기 분수를 지키는 점이 김포 정씨의 가풍일까.

정인보씨가 해외에서 근무를 하는 동안 사실 자제들은 어려움이 많았다고 정 본부장은 술회한다. 당시는 요즘처럼 특례입학제도도 없었고 한국말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국내에 들어와 학교생활에 적응해야 했다고 한다. 다행히 정 본부장의 동생 청원씨와 영원씨는 대학에 나란히 수석 입학하는 등 부모의 근심을 덜어 주었다.

지난해까지도 76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장타력을 과시하던 정인보씨는 아들과 골프를 하며 금융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한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항상 2시간씩 영어공부를 하시던 부친의 부지런함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정 본부장은 말한다. 정 본부장을 비롯, 외환은행 벤쿠버지점 정청원지점장, 사촌인 정광원 한국은행 국제결제팀장등 이들 3대 일가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사진설명 : 67년 외환은행 뉴욕지점 직원. 김동조 당시 주미대사(앞줄 가운데)와 함께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은행 해외지점이 해외 공관역할을 수행했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함께 일했던 허준 외환은행장(뒷줄 오른쪽 첫번째) 정승재 전북은행장(왼쪽 첫번째), 이남직 외환銀 캐나다 현지법인 사장(왼쪽 두번째) 정인보씨(왼쪽 세번째)등의 당시 모습.)

구영우 ywku@fntimes.com한국의 은행家 집안 (4) HSBC 정해원 기업금융본부장 (下)

60년대 은행원 준외교관 비자 받아…KAL기 상업차관 주선

부친 정인보씨 초기 국제금융 개척…자녀들은 애로 겪어



지금까지 두번에 걸쳐 연재했던 김포정씨 일가의 은행 경력의 중심은 국제금융업무다.

정 본부장의 부친 정인보씨는 사실 우리나라 은행들의 외환, 국제업무 개시때부터 궤적을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9년 조선은행(한국은행 전신)에 입행한 정인보씨는 외국부 외자과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53년 한국은행 홍콩지점으로 나가면서 여러차례의 긴 해외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홍콩지점 개설에 몸으로 부딪히면서 난제들을 해결해 나갔다고 한다. 지점장은 후일 재무부 차관을 지낸 천병규씨였다. 정씨는 한은 생활 20년을 못채우고 한국은행 외국부가 분리, 외환은행이 설립되면서 직장을 옮겼다.

67년 외환은행에 부임하자 마자 받은 보직이 뉴욕지점장이다. 한편으론 지점개설을 하면서 외국은행들과의 코레스 계약을 체결하는 데 힘을 쏟았다. 당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 허준 외환은행장, 정승재 전북은행장, 이남직 외환은행 캐나다 현지법인 사장 등이다.

<사진 참조>

이때 해외 주재 은행원들은 준외교관 비자를 받는 신분이었다고 한다. 해외 공관도 많지 않아 본국에서 오는 정치인, 관료들의 외교 창구 역할도 은행 해외지점들이 담당하던 때였고 당시 집으로 찾아 온 높은 분들의 용돈을 받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아들 정해원 본부장은 말한다.

정인보씨는 70년대에 들어와서 경제개발계획 추진에 따라 기업 시설재 상업차관 도입등에 주력했고 코오롱, 동양나이론, 옛 선경 등 화섬업체들이 주요 수혜기업이었다. 한편 상업차관 도입시 대한항공의 비행기 구입자금을 어렵게 주선하기도 했다.

정해원 본부장은 몇 년전 효성그룹과의 업무를 추진하면서 당시 부친과 차입계약을 담당했던 임원으로부터 “은행 중역이 업체 담당자에게 그 두꺼운 차입계약서 조항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지적해 주는 것은 처음 봤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치밀하고 청렴하게 일했던 일화는 정인보씨의 형인 전 재무부 차관 정인원씨에게도 많다.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동양화재 사장으로 재직하다 퇴임하게 됐을 때 최근 타계한 한진그룹 조종훈 회장이 재직시 타고 다니던 벤츠 승용차를 그대로 타라고 배려했으나 거절하고 버스를 타고 다녔다.

처음으로 공개되는 일화이지만 정인보씨와 사촌인 강원산업 설립자 정인욱씨도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기획원 장관직 제의에 “나는 기업인이지 정치가가 아니다”라며 거부했던 것처럼 청렴하고 자기 분수를 지키는 점이 김포 정씨의 가풍일까.

정인보씨가 해외에서 근무를 하는 동안 사실 자제들은 어려움이 많았다고 정 본부장은 술회한다. 당시는 요즘처럼 특례입학제도도 없었고 한국말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국내에 들어와 학교생활에 적응해야 했다고 한다. 다행히 정 본부장의 동생 청원씨와 영원씨는 대학에 나란히 수석 입학하는 등 부모의 근심을 덜어 주었다.

지난해까지도 76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장타력을 과시하던 정인보씨는 아들과 골프를 하며 금융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한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항상 2시간씩 영어공부를 하시던 부친의 부지런함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정 본부장은 말한다. 정 본부장을 비롯, 외환은행 벤쿠버지점 정청원지점장, 사촌인 정광원 한국은행 국제결제팀장등 이들 3대 일가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사진설명 : 67년 외환은행 뉴욕지점 직원. 김동조 당시 주미대사(앞줄 가운데)와 함께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은행 해외지점이 해외 공관역할을 수행했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함께 일했던 허준 외환은행장(뒷줄 오른쪽 첫번째) 정승재 전북은행장(왼쪽 첫번째), 이남직 외환銀 캐나다 현지법인 사장(왼쪽 두번째) 정인보씨(왼쪽 세번째)등의 당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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